
방미 첫 일정으로 서랜도스 만나
4년간 드라마·영화 등 지원 결정
김건희 여사 개입 논란엔 '일축'
윤석열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오후 미국 워싱턴DC 인근 앤드루스 공군기지에 내려 공식 일정에 들어갔다. 공항에 미리 나온 인사들의 영접을 받고, 영빈관인 블레어하우스로 이동해 여장을 푼 뒤, 가장 먼저 넷플릭스 CEO 테드 서랜도스(Ted Sarandos)와 면담하고 25억달러(3조3천억원) 투자를 결정했다.
26일부터 시작되는 공식 회담에 앞서 기업 및 민간투자 유치 일정을 통해 대한민국 1호 영업사원 이미지를 구축하는 모습이다.
윤 대통령은 회동 후 공동 언론 발표에서 "방금 서랜도스 대표, 넷플릭스 CEO들과 만나 매우 의미 있는 시간을 가졌다"며 "서랜도스 대표가 앞으로 4년간 K 콘텐츠에 25억 달러, 약 3조3천억원을 투자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 콘텐츠 사업과 창작자, 그리고 넷플릭스 모두에게 큰 기회가 될 것"이라며 "넷플릭스의 파격적인 투자 결정을 진심으로 환영한다"고 말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앞으로 4년간 한국 드라마, 영화, 리얼리티 쇼의 창작을 도울 것이라고 부연했다.
서랜도스 CEO는 투자 배경에 대해 "저희가 이렇게 결정내릴 수 있었던 것은 한국 창작 업계에 대한 믿음이 있었고, 또 한국이 멋진 이야기를 계속 들려줄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넷플릭스는 '오징어게임', '더 글로리', '피지컬:100' 등을 제작해 흥행에 성공했다.
이날 접견에는 김건희 여사도 함께 했는데, 이번 투자 유치에 김 여사도 깊숙이 개입한 정황이 드러나 논란이 불가피해졌다.
협상 실무 관계자는 "넷플릭스 투자 준비는 지난 1월말부터 3개월간 준비했고, (우리가) 넷플릭스 쪽에 (먼저)제안했고, 그 쪽에서 치열한 논의 끝에 최종 25억 달러로 결정됐다"며 "사전에 (윤 대통령) 내외와 서랜도스 경영자와 교감이 있었다고 보면 된다"고 그간 추진 배경을 설명했다.
이 과정에서 '김 여사의 개입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자, 이 관계자는 "보고가 아니라 다른 내용을 얘기하다가 (김 여사에게)내용을 설명한 것"이라고 정정했다.
그러나 대통령실은 이날 투자 유치를 이끌어 내면서 극도로 보안을 지키며, 서랜도스 대표를 만나는 자리에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최상목 경제수석, 김은혜 홍보수석 등을 참석시키는 등 적잖이 공을 들이는 모습을 연출했다.
이어 윤 대통령은 시내 한 호텔에서 열린 워싱턴 동포 간담회에 참석, 한미 동맹을 강조하며 "'미래로 전진하는, 행동하는 동맹'이라는 획기적이고 역사적인 이정표를 만들고자 한다"고 역설했다.
워싱턴 DC/정의종기자 je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