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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시가 조원동 854 일원 대추원어린이공원 리모델링 공사를 진행 중인 가운데 기존에 심어져 있던 수목 수십 그루가 공사로 인해 베어진 채 방치돼 있다. /이상훈기자 sh2018@kyeongin.com

수원시가 지난해 '영흥숲공원' 조성 과정에서 20년 이상된 나무 수십 그루를 베어내 시민들의 원성(2022년 10월4일자 7면 보도=수원 영흥숲공원 문 열고… 다른 쪽은 20년된 가로수 자르고)을 산 가운데 올해도 수억원의 혈세를 들여 공원 리모델링 사업을 추진하면서 또다시 십수 년 된 나무들을 베어내 물의를 빚고 있다.

14일 수원시에 따르면 시는 이달부터 수원시 조원동 854 일원에 있는 대추원어린이공원 리모델링 공사를 진행 중이다. 완공은 올해 하반기다.

시는 앞서 지난해 10월부터 사업계획을 수립하고, 실시설계 용역, 주민설명회와 주민간담회 등을 진행한 뒤 착공에 들어갔다.

수원시, 대추원어린이공원 공사
철거 놀이시설·30~40 그루 쌓여
주민 "삭막한 공원 공사 중지를"

총 공사비 5억원을 들여 놀이시설과 바닥 포장, 수목(스트로브잣나무, 철쭉류 등) 등을 철거하고, 데크 쉼터와 상록교목 및 낙엽교목을 다시 심을 예정이다.

그러나 시가 공사를 진행하면서 기존에 있던 교목과 관목 등 수십 그루를 벌목해 환경파괴 지적과 함께 아까운 예산만 낭비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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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원 내 수목이 심어졌던 것으로 보이는 바닥의 모습. /이상훈기자 sh2018@kyeongin.com

이날 찾은 현장 곳곳에는 철거된 놀이시설과 각종 철골 구조물, 그리고 벌목된 수목 30~40여 그루가 쌓인 채 방치돼 있어 주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한 주민은 "정부는 기후변화 대응과 탄소 중립, 환경보호, 나무 심기 등 목소리를 높이는데, 정작 시는 공원 리모델링을 한답시고 수억원의 혈세를 들여 도심 속 소공원의 몇십 년 된 나무를 잘라내고 주변을 황폐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주민 역시 "환경 및 주민들의 삶의 질을 파괴하면서 예산을 낭비하는 행위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면서 "울창한 아름드리나무를 베어내고 삭막한 공원으로 탈바꿈하려는 공사는 당장 중지돼야 마땅하다"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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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오전 수원시 조원동 대추원어린이공원 리모델링 공사현장에 기존 십수년 된 수목 수십 그루가 베어진 채 방치돼 있다. 2023.5.14 /임열수기자 pplys@kyeongin.com

시는 공사를 반대하는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다시 설명회를 여는 등 소통해나가겠다는 입장이다.

시 관계자는 "공사 전 주민설명회에서 공원이 우범화했다는 의견이 있어 일부 나무를 벌목하게 된 것"이라며 "이런 모습에 반대하는 주민들도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의를 제기하는 주민들이 있다면 소통을 통해 사업내용을 수정하는 등 다시 검토해보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시는 지난해 10월 영흥숲공원 조성 과정에서 공원 인근 300여m 길가에 있는 수령 20년 이상의 나무 20여그루를 베어내 시민들의 비난을 받았었다.

/이상훈·김산기자 sh2018@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