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수원시에 따르면 시는 이달부터 수원시 조원동 854 일원에 있는 대추원어린이공원 리모델링 공사를 진행 중이다. 완공은 올해 하반기다.
시는 앞서 지난해 10월부터 사업계획을 수립하고, 실시설계 용역, 주민설명회와 주민간담회 등을 진행한 뒤 착공에 들어갔다.
수원시, 대추원어린이공원 공사
철거 놀이시설·30~40 그루 쌓여
주민 "삭막한 공원 공사 중지를"
총 공사비 5억원을 들여 놀이시설과 바닥 포장, 수목(스트로브잣나무, 철쭉류 등) 등을 철거하고, 데크 쉼터와 상록교목 및 낙엽교목을 다시 심을 예정이다.
그러나 시가 공사를 진행하면서 기존에 있던 교목과 관목 등 수십 그루를 벌목해 환경파괴 지적과 함께 아까운 예산만 낭비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공원 내 수목이 심어졌던 것으로 보이는 바닥의 모습. /이상훈기자 sh2018@kyeongin.com
이날 찾은 현장 곳곳에는 철거된 놀이시설과 각종 철골 구조물, 그리고 벌목된 수목 30~40여 그루가 쌓인 채 방치돼 있어 주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한 주민은 "정부는 기후변화 대응과 탄소 중립, 환경보호, 나무 심기 등 목소리를 높이는데, 정작 시는 공원 리모델링을 한답시고 수억원의 혈세를 들여 도심 속 소공원의 몇십 년 된 나무를 잘라내고 주변을 황폐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주민 역시 "환경 및 주민들의 삶의 질을 파괴하면서 예산을 낭비하는 행위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면서 "울창한 아름드리나무를 베어내고 삭막한 공원으로 탈바꿈하려는 공사는 당장 중지돼야 마땅하다"고 비난했다.
14일 오전 수원시 조원동 대추원어린이공원 리모델링 공사현장에 기존 십수년 된 수목 수십 그루가 베어진 채 방치돼 있다. 2023.5.14 /임열수기자 pplys@kyeongin.com
시는 공사를 반대하는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다시 설명회를 여는 등 소통해나가겠다는 입장이다.
시 관계자는 "공사 전 주민설명회에서 공원이 우범화했다는 의견이 있어 일부 나무를 벌목하게 된 것"이라며 "이런 모습에 반대하는 주민들도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의를 제기하는 주민들이 있다면 소통을 통해 사업내용을 수정하는 등 다시 검토해보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시는 지난해 10월 영흥숲공원 조성 과정에서 공원 인근 300여m 길가에 있는 수령 20년 이상의 나무 20여그루를 베어내 시민들의 비난을 받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