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가 오는 24일 시민에게 개방하는 근대건축물 중구 '신흥동 옛 시장관사'는 작은 정원이 딸린 연면적 251㎡짜리 2층 주택에 불과하지만, 사라질지도 모를 역사문화 유산을 공공차원에서 확보해 그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 개발을 앞둔 구도심 속 근대건축물을 보존해 도시의 역사 흔적을 남기고, 고유의 가치를 유지해 다른 지역과는 차별화한 지역 활성화를 모색할 수 있다는 것이다.
1938년 건립된 신흥동 옛 시장관사의 문화공간 조성은 2020년 제물포구락부, 2021년 인천시민애(愛)집에 이은 인천시의 세 번째 문화재 활용 프로젝트다. 신흥동 옛 시장관사 주변 지역은 주택재개발사업이 예정돼 현재 빈집이 많다. 인천시가 민간 소유였던 옛 시장관사를 매입하지 않았다면 철거될 가능성도 있었다.
근대건축물이 많은 구도심 지역은 특히 '점~선~면'으로 확장하는 문화유산 정책이 강조된다. 구도심에 '점'처럼 분포한 근대건축물 등 특정한 공간들이 '선'으로 이어지고, 그 선을 중심으로 지역 자체가 '면' 단위로 문화유산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활성화가 이뤄진다는 주장이다.
제물포구락부 등 주말 1천명 몰려
신포시장·답동성당 등 '동선' 그려
인천시가 소유권을 확보해 운영하는 제물포구락부와 인천시민애집은 주말마다 1천명이 몰린다고 한다. 제물포구락부와 인천시민애집은 인천차이나타운과 자유공원부터 이어져 신포시장, 답동성당, 긴모퉁이길, 신흥동 옛 시장관사로 동선을 그릴 수 있다. 신흥동 옛 시장관사는 애관극장이 있고 최근 골목상권을 형성하고 있는 싸리재(개항로)와도 가깝다. 인천시가 이 동선의 주변 지역을 문화유산 밀집공간으로 정책적 활용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원영 제물포구락부 관장은 "1900년대 들어선 제물포구락부는 개항장부터 시작한 근대사의 상징이고, 신흥동 옛 시장관사는 1950~1960년대 인천시장 관사로, 인천시민애집은 그 이후부터 시장 관사로 쓰여 시대 특성과 연속성을 보여준다"며 "이들 공간을 이어 점, 선, 면 단위로 주변 지역을 활성화할 여지가 충분하다"고 말했다.
인천 중구·동구 등 구도심 일대 여전히 많은 근대건축물을 공공차원에서 예산을 들여 매입해 활용하는 정책엔 한계가 있다. 공공차원에서 건축물을 보존·활용하되 민간 영역과 충돌하지 않는 정책도 중요하다. 인천시는 2019년 제물포구락부를 세계 맥주 판매점과 카페로 활용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가 논란이 일자 철회한 바 있다.
공공매입 '한계' 민간 인센티브 필요
市, 보존·활용계획 용역 연내 완료
인천시가 민간 차원에서 가치 있는 건축물을 남겨 활용할 수 있도록 인센티브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정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크다.
신흥동 옛 시장관사를 건축적으로 분석해 보고서로 담은 손장원 인천재능대 교수는 "공공차원에서 재원을 투입해 가치 있는 건축물의 멸실을 막기엔 한계가 있기 때문에 기준을 명확히 세우고 제도·계획을 정비해야 한다"며 "가장 좋은 방안은 민간이 건축물에 살면서 쓸 수 있도록 돕는 정책"이라고 말했다.
인천시는 조만간 '인천형 근대문화유산 보존 및 활용 계획 수립 용역'에 착수해 올해 안에 마무리할 계획이다. 인천시는 이번 용역을 통해 지역 근대문화유산을 세밀하게 조사·분석하고, 제도 정비 등 보존·활용 방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인천시가 추가로 근대건축물 등을 확보해 활용할지도 이번 용역에서 검토하기로 했다.
인천시 관계자는 "앞선 신흥동 옛 시장관사 등 문화재 활용 정책의 방향성은 가져간다는 판단"이라며 "용역을 통해 후속 사업 등 구체적 실행 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박경호기자 pkh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