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도화된 피싱 사기 수법에 속수무책… 경찰 각개전투로는 진범 검거 역부족

입력 2023-05-31 19:31
지면 아이콘 지면 2023-06-01 7면

경찰이 신종 피싱 사기 '시크릿톡'에 대한 첫 수사에서 진범은 추적도 못 한 채 마무리(5월30일자 7면 보도=3개월여 이어진 '시크릿톡' 수사, 진범은 못잡고 오리무중)한 가운데 일각에선 일선 경찰서에서의 '각개전투' 수사로는 고도화된 사기 수법을 따라가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31일 서울용산경찰서에 따르면 아이돌 그룹 AOA 출신 권민아씨가 지난 2월 시크릿톡을 통해 1천500만원 상당의 사기 피해를 당해 접수한 사건은 여전히 수사 중이다. 사건이 접수된 지 3개월이 넘었지만, 결론을 못 내고 장기화하는 모습이다. 경기지역에서 비슷한 시기에 접수된 시크릿톡 피해 사건은 진범을 못 잡고 수사가 중단됐다.

권씨가 사기를 당했던 수법도 경기지역 사건과 같은 양상이었던 탓에 수사 결과에 대한 전망은 어둡다.



앞서 남양주남부경찰서는 사기가 벌어진 시크릿톡 온라인 주소나, 피해액이 최종 송금된 계좌의 소재지가 모두 해외로 확인하면서 채팅 상대 및 운영자에 대해서는 수사를 진행하지 못했다.

권씨도 사기 피해를 당하는 과정에서 같은 사이트를 이용하고, 꾀임을 당한 수법도 같았던 상황이다. 


경기지역, 시크릿톡 수사 마무리
서울에서도 관련 사건 답보 상태
국제 공조체계 없이 추적 어려워

전국적으로 같은 매체를 통해 유사한 수법의 피해가 발생했는데도 각 지역 경찰서들이 따로 사건을 맡으면서 수사력이 분산돼 수사가 난항을 겪는 것으로 풀이된다.

경찰은 시크릿톡 수사에 대해 피해액이 송금된 계좌주의 지역을 중심으로 일선 경찰서에 사건을 배당했지만, 범행에 쓰인 계좌가 정작 대부분 대포통장으로 드러나 진범 추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다른 지역에서 벌어진 사건들이 연관성이 있다는 결정적인 단서가 잡히면 협력해 조치할 수 있고 사후적으로 밝혀질 수도 있지만, 현재로서는 수사를 통해 확인하는 단계"라고 말했다.

이처럼 지역과 국경을 가리지 않는 신종 피싱 범죄를 추적하기 위해 협력적인 국제 공조 수사 체계가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황의갑 경기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n번방' 사건처럼 특별 수사팀을 조직해 일당을 검거한 사례도 있지만, 새로운 수법의 피싱 범죄가 발생할 때마다 이러한 특별팀을 편성해 운영하는 것은 여건상 어렵다"면서 "수법이 고도화되고 추적이 어려운 신종 피싱 범죄에 대해서는 조직 차원에서 협력적인 국제 공조수사 체계를 갖추는 것이 필요하다"고 했다.

/김산·유혜연기자 mountain@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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