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엔데믹을 맞아 배달 수요가 급감하면서 배달 플랫폼 업체들의 경쟁이 심화되자, 상대적으로 시장 점유율이 낮은 경기도 공공 배달 플랫폼 배달특급이 받는 타격이 더 클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배달 시장 변화에 발맞춰 배달특급이 방향을 재설정해야 한다는 지적 속, 외식업 자영업자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방향으로 변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요기요, 月 9900원에 '무제한 주문'
쿠팡, 멤버십 적용·배민 '알뜰배달'
31일 통계청에 따르면 올 1분기 배달 음식 서비스 거래액은 6조3천66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8% 감소했다. 이는 역대 가장 큰 폭의 감소세다. 코로나19 엔데믹 여파와 고물가 시대 속 비싼 배달료로 배달 수요가 급감한 것이 원인으로 제기된다.
시장 전체 규모가 줄어들자 배달 플랫폼 업체들의 소비자 유치 경쟁도 가속화되는 실정이다. 이용자 수를 늘려 매출을 회복하는 동시에, 배달 수요 감소로 일거리가 줄어든 배달 노동자들의 이탈 역시 막으려는 목적이다.
요기요는 월 9천900원만 내면 별도의 배달비 없이 무제한으로 주문할 수 있는 '요기패스X'를 출시했다. 쿠팡은 쇼핑 고객에게 제공하던 '와우 멤버십' 혜택을 이달부터 배달앱 쿠팡이츠에도 적용했다. 배달의민족은 주문 두세 건을 묶어 배달료를 줄이는 '알뜰배달' 서비스를 선보였다.
이런 양상은 배달특급에도 영향을 미친다. 특히 시장 점유율이 낮은 데다가 민간 배달 플랫폼 업체의 경쟁까지 더해져, 배달특급이 받는 타격이 더 큰 상황이다. 실제 경기연구원의 '배달서비스 확산에 따른 외식업 변화 특성 연구' 보고서를 보면 경기지역 외식업체의 전체 배달 매출액 중 배달특급이 차지하는 비율은 3.15%에 그친다.
수원시 인계동에서 프랜차이즈 치킨집을 2년째 운영하는 A(40대)씨는 "대면 활동이 늘자 배달 주문이 전반적으로 줄었다"며 "주문량이 많은 주말에도 배달특급은 100건 중 1건 꼴이다. 아무래도 할인 쿠폰을 많이 지급하는 요기요나 배달의민족의 주문 건수가 많다"고 말했다.
더군다나 올해 지역화폐 예산(3천197억원)이 지난해보다 2천255억원 감액된 것도 배달특급엔 악재 중 하나다. 배달특급은 출시 이후 지역화폐와 연계해 할인 이벤트를 진행했다.
배달료를 지역화폐로 결제하면 5% 할인 쿠폰을 지급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지역화폐 예산 감소로 현행 지자체별 5~10% 인센티브 할인율이 하락하면, 배달특급 이용도 덩달아 줄어들 수 있다는 게 경기도 측의 설명이다.
지역화폐 예산 삭감 등 잇단 악재
"점유율 낮아 더 위축될것" 지적
전문가들은 경쟁이 과열될수록 민간 배달 플랫폼 업체가 우위를 점할 것이라고 진단한다.
신기동 경기연구원 연구위원은 "배달특급이 출시한 지 2년 반이 돼가는데 시장 점유율이 그렇게 높지는 않은 상황"이라며 "규모가 큰 민간 배달 플랫폼 업체가 할인 혜택 등을 진행하면 점유율이 낮은 배달특급은 더 위축된다"고 지적했고, 조용준 수원시정연구원 연구위원은 "배달특급은 처음부터 사업 지속성이 크게 없을 것이라는 지적을 받았다"면서 "오히려 소상공인이 불안해하지 않고 장사할 수 있게끔 안정적인 인프라를 구축하는 등 (자영업자들을 위한) 실질적인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김동한기자 dong@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