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중구 도시공원 내 공공 체육시설에서 학원 등 일부 업체가 버젓이 수강생들에게 돈을 받으며 강습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주민을 위한 공공 체육시설이 영리 목적의 장소로 활용되고 있는 것이다. 중구청이 이들 업체의 대관을 허용해 벌어진 일이다.
11일 경인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중구 영종도에 있는 하늘체육공원 내 풋살장과 축구장에서는 3개 업체가 강습을 하고 있다. '인천시 도시공원 및 녹지 조례'에 따라 도시공원 내에서 영리 행위를 하려면 인천시장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이들 업체가 축구장과 풋살장을 주말 등 이른바 황금 시간대에 독점적으로 빌려 사용하는 탓에 주민들의 불만도 커지고 있다.
중구, 하늘체육공원 3개업체 대관
인천 10개 군·구 중 유일 강습 가능
체육 동호회 등에서 활동하는 주민들은 중구청에 민원을 제기해 봤지만, "공공 체육시설에서 영리 행위를 해도 된다"는 뜻밖의 답변을 받았다며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하늘체육공원 인근에 거주하는 임모(36)씨는 "동호회는 대부분 직장인으로 구성돼 있어 주말에나 체육시설을 이용할 수밖에 없다"며 "하지만 축구 학원 등이 거의 매일 체육시설을 독차지하다시피 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어 "인천시설공단은 공공 체육시설 내 강습 등 영리 행위를 제재하는 것으로 아는데, 같은 조례에 따라 시설을 운영하는 중구청은 왜 강습을 허용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인천 10개 군·구 중 도시공원 내 공공 체육시설에서 개인 등이 영리를 목적으로 한 강습을 허용하는 건 중구청밖에 없다. 인천시설공단도 허가받지 않은 시설 내 모든 영리 행위를 제한하고 있다.
인천시 공원조성과 관계자는 "공공 체육시설 내 영리 행위를 허용하는 것은 조례 제정 취지와 맞지 않는다"며 "주민을 위한 도시공원 조성 목적에 어긋난다"고 말했다.
중구청은 관련 조례에 강습 행위에 대한 명시 조항이 없어 학원 등 업체의 대관을 막을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다. 중구청 도시공원과 관계자는 "관련 조례상 축구 학원 등이 대관하는 것을 막을 근거가 불분명하다고 판단해 왔다"고 말했다.
/이수진기자 wed@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