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호 특집은 '소멸해가는 것들에 대하여'라는 감성적인 제목으로 꾸몄다. 소멸해가거나 소멸해가는 것처럼 보이는 인구, 가족, 직업, 지역, 농촌, 생명 등 여섯 가지를 주제로 택했다.
박혜경 충북여성재단 대표이사의 글 '숫자이자 삶으로서 인구'를 비롯해 김순남 가족구성권연구소 대표의 '가족제도를 교란하는 난잡한 관계들', 채효정 정치학자의 '노동은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부서지는 것이다'('노동 소멸'이라는 신화에 대한 반론), 선지현 비정규직없는충북만들기운동본부 공동대표의 '파괴와 착취의 종착지, 지역 소멸', 정은정 농촌사회학 연구자의 '기후위기의 북극곰과 농촌의 할머니', 공우석 기후변화생태계연구소 연구소장의 '벼랑 끝의 생명' 등 6편을 게재했다.
기존 학술적 방식의 분석과 예측이 아닌 사라지는 것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그들의 풍경을 그리며 이야기를 진솔하게 전하는 방식의 글이다.
또 '테마서평'에 게재된 조희정 서강대 SSK지역재생연구팀 전임연구원의 '전환이 필요한 소멸 중심의 인구·가족·노동 담론'을 함께 읽으면 특집 주제에 대한 이해를 넓힐 수 있다.
이외에도 '창작'란에 함민복, 이소연, 금희, 고명자, 명서영, 김이인 시인의 작품과 황시운의 '경순의 잘못', 조영한의 '원경(遠景)' 등 소설 2편이 이번 호를 빛냈다.
'포토에세이'에 실린 서재철 녹색연합 상근전문위원의 사진과 글 '고산지대 침엽수의 집단 고사와 기후위기'도 눈길을 끈다.
김명인 편집주간은 이번 호 '권두언'을 "오늘도 이미 사라졌어야 했던 것들이 다시 돌아오고, 사라져서는 안될 것들이 사라져가는 이 낯선 세상 속을 터벅터벅 걸어가야 하는 독자들에게 더없는 격려와 위로의 뜻을 전한다"며 마무리했다.
/김성호기자 ksh96@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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