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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북] 추가금 파티

입력 2023-06-13 19:51
지면 아이콘 지면 2023-06-14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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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혜경 경제부 기자
30대에 접어들어서일까. 부쩍 결혼을 준비하는 친구들이 늘었는데, 이들을 만나면 대부분 이렇게 말한다. "생각보다 비용이 너무 많이 들어가. 결혼한 사람들 정말 대단한 사람들이야."

결혼에 대해선 문외한인 만큼 준비 과정 중 어떤 부분에서 비용이 크게 발생하는지 물어봤다. 크게 '스드메(스튜디오 촬영·드레스 대여·메이크업)' 및 예식장과 반지 등 예물의 비중이 큰 모습이었다.

특히 스드메 추가금이 부담으로 작용한다고 했다. 추가금은 '웨딩 플래너'로 불리는 웨딩컨설팅 업체 직원과 패키지 계약을 맺은 뒤부터 발생한다. 보통 웨딩컨설팅 업체는 드레스 숍 등 제휴 맺은 회사들로 꾸려 단가를 낮춘 기본 계약서를 예비 신혼부부에게 제시하는데, 예비부부가 기본이 아닌 다른 업체를 택할 경우 차액에 대한 추가금이 발생한다. '한 번뿐인 결혼'이란 마음가짐으로 기본보다 더 나은 선택지를 택하는 이들이 많은 만큼 사실상 추가금은 발생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문제는 스드메 패키지 계약금에 포함되지 않는 항목이 많다는 점이다. 결혼식 당일 입을 드레스를 고르기 위한 '드레스 투어' 피팅비, 예비 신랑이 입을 슈트, 헬퍼 비용, 촬영 원본 비용 등이 대표적이다. 수백만원을 추가금으로 내는 경우가 많다는 게 예비 신혼부부들의 설명이다.

합리적인 금액인지 판단하기도 쉽지 않다. 정찰제가 아니다 보니 업체별로 서비스 공급 가격을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아서다. 온라인상에 '결혼 준비하며 호구되지 않는 법'이 꾸준히 공유되는 이유도 이와 무관치 않다. 실제 지난해 방송된 SBS '호구들의 비밀과외'에서는 결혼을 다루며 추가금이 과도하게 발생하는 경우가 많으며 드레스 택갈이, 메이크업 직급 속이기 등 사기가 발생할 수 있으니 주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정보 범람 시대에서 아직 결혼 시장만큼은 정보의 비대칭이 해소되지 않고 있다. 함께하는 새 출발을 꿈꾸며 결혼 준비에 수천만원을 쓰는 예비 신혼부부가 이상하리만큼 '을'이 되는 구조다. 가격 투명성 제고, 시급한 시점이다.

/윤혜경 경제부 기자 hyegyung@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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