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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연 경기도지사가 때아닌 '불통논란'에 휩싸였다. 경기도가 최근 경기도의회는 물론 경기도교육청 등과 연이어 마찰을 빚었는데, 경기도와 마찰이 일어난 상대방들은 모두 마찰의 사유를 '경기도의 불통'으로 지목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4일 경기도의회 도정질의 모습. 2023.6.14 /이지훈기자 jhlee@kyeongin.com
 

"소통보다는 외면? 불통논란 어디서부터 시작됐나."

'유쾌한 반란'을 강조하며 역대 그 어느 경기도지사보다 '소통'을 강조했던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때아닌 '불통논란'에 휩싸였다.

경기도가 최근 경기도의회는 물론 경기도교육청 등과 연이어 마찰을 빚었는데, 경기도와 마찰이 일어난 상대방들은 모두 마찰의 사유를 '경기도의 불통'으로 지목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기관 간 갈등이나 내부 비판 등에 정면으로 나서 소통·협력하며 문제를 해소하기보다는 '외면'하려는 모습이 곳곳에서 보이면서, 김동연 지사에게 그 화살이 돌아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에 취임 1년을 앞두고 소통 문제로 정치력이 시험대에 오른 김동연 지사가 직접 불통 문제를 풀어내는 리더십을 보여줘야 한다는 지적이다.

여야 동수, 야당 대표 연좌농성
실무 부실, 교육감과 만남 불발

지난달 25일 도지사 집무실에서는 도의회 야당 대표와 대변인이 도지사의 불통을 이유로 1시간가량 연좌농성을 벌이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농성 중이던 야당 대표와 마주친 김 지사는 "큰 소리를 낼 이유가 없다. 예산 집행권은 규정에 따라 진행하겠다"는 짧은 말만 남기고 다음 일정 장소로 이동했다. 사전 약속 없이 일방적으로 농성을 벌인 야당 지도부에 대한 비판도 있지만, '협치'를 강조하면서도 대화를 미룬 김 지사의 소통 스타일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경기도와 도교육청 간 불협화음도 사소한 문제에서 시작됐다. 반도체 인재양성을 위해 두 기관이 협력할 예정이었는데 실무적 합의는 물론 보도자료 배포 등 정무적인 부분도 제대로 협의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결국, 임태희 교육감이 불참을 통보하고 협약 대상에서도 빠졌다.


내부 공감 '불만글'… 돌연 삭제
'레드팀' 홍보했지만 의지 꺾여
"정무적 조율해줄 참모 안보여"

더 큰 문제는 '내부 비판'에 대한 외면이다. 이달 초 도청 내부 익명게시판인 '와글와글'에는 김 지사의 행사를 두고 '4단계 옥상옥 결재', '잦은 일정 변경' 등을 토로하는 내부 비판이 터져 나왔다. 또 "이전(민선 7기) 때보다 훨씬 일하기 힘들다", "보고해야 할 분이 너무 많다" 등 해당 글에 공감하는 목소리도 잇따랐다.

그런데 해당 글이 올라오자 도청 내부에서는 작성자·유포자를 추적 중이라는 소문이 무성했고, 내부 공감을 얻었던 글은 갑자기 최근 삭제됐다. 이를 두고 외적으로는 도정 운영에 대해 가감 없이 비판해 달라며 '레드팀' 신설을 홍보해놓고, 정작 내부 진솔한 목소리를 외면해 내부 비판 분위기조차 꺾어버렸다는 비판이 나온다.

이런 상황과 관련해 도의회에서도 쇄신을 촉구하고 있다. 김동연 지사는 내부 불통과 관련한 지적에 대해 "겸허하게 보면서 고칠 것은 고치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근본적인 시스템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도 내부 관계자는 "도지사가 모든 걸 챙길 수 없다. 역대 지사 때도 모두 같았다. 다만 참모들이 분담해 정무적인 실수를 줄여야 하는데, 이 역할을 조율할 리더가 없는 상태로 보인다"며 "참모들이 각자의 역할을 모르는 경우가 많다. 이 부분이 지사님에게 폐를 끼치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신현정기자 god@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