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오전 인천시 계양구 동양동 계양테크노밸리 공공주택지구에 건축폐자재와 소파 장롱을 비롯한 생활쓰레기들이 버려져 있다. 2023.6.21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
대규모 개발사업이 진행 중인 인천 계양테크노밸리 공공주택지구가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다. 일부 쓰레기는 주변 수로를 따라 바다로 흘러내려가면서 해양쓰레기로 이어지고 있다.
21일 오전 10시께 찾아간 계양테크노밸리 공공주택지구. 약 330㎡ 정도에 달하는 넓은 부지에 소파 등 대형 폐기물뿐 아니라 페트병, 여행용 가방 등 생활 쓰레기가 잔뜩 쌓여 있었다.
국토교통부 3기 신도시에 포함된 계양테크노밸리 공공주택지구는 지난해 11월 공사가 시작됐다.
인근 주민들은 이곳에 살던 사람들이 이사를 가면서 폐가구 등 쓰레기를 버린 것으로 보고 있다.
계양테크노밸리 공공주택지구 앞 빌라에 거주하는 김모(37)씨는 "사람들이 이사한 직후부터 쓰레기가 가득 쌓이기 시작했다"며 "아무리 비어 있는 땅이라도 쓰레기로 가득 찬 모습을 보면 눈살이 찌푸려진다"고 말했다.
이사 가면서 폐가구 등 투기 추정
우천시 하천 유입 해양 도달 우려
"시행사·관계기관 강력 단속해야"
이 부지 바로 옆에 있는 수로에도 스티로폼과 비닐봉지 등 쓰레기가 가득 차 있었다. 작고 가벼운 쓰레기들은 빗물을 따라 흘러내려가고 있었다.
비가 오면 이 쓰레기들이 인근에 있는 굴포천이나 경인아라뱃길 등으로 유입되면서 결국 해양쓰레기가 될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21일 오전 인천시 계양구 동양동 계양테크노밸리 공공주택지구에 건축폐자재와 소파 장롱을 비롯한 생활쓰레기들이 버려져 있다. 2023.6.21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
환경 전문가들 사이에선 개발 예정지에 쓰레기가 버려지는 것을 막으려면 강력한 조치가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장정구 생태역사공간연구소 공동준비위원장은 "주민들이 이사하면서 개발 예정지에 쓰레기를 버리지 못하도록 시행사나 관계기관이 강력하게 단속해야 하고, 쓰레기를 버리고 가는 것이 적발될 때에는 청소 비용이나 과태료를 부과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개발 예정지의 쓰레기가 해양쓰레기로 될 가능성도 큰 만큼, 환경을 생각하는 시민의식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계양테크노밸리 시행사인 LH 인천지역본부 관계자는 "주민들에게 이사 과정에서 생기는 쓰레기를 반드시 처리해달라고 당부했지만, 잘 이뤄지지 않았다"며 "계양테크노밸리 부지가 넓어 아직 쓰레기가 많이 쌓인 지역까지는 청소하지 못했다. 이른 시일 내에 이를 처리하고, 쓰레기 무단 투기를 막기 위한 현수막과 폐쇄회로(CC)TV도 설치할 예정"이라고 했다.
/이수진기자 wed@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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