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치 않는 임신을 하게 된 부모들이 출생신고를 회피해 온라인으로 '불법 입양'을 하는 행태가 실제 온라인 등에서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의심되고 있다.
아기가 태어나도 출생신고를 하지 않는 '유령 아기'의 배경이 이 같은 불법 입양으로도 다수 추정되는데, 화성시에서 확인된 미신고 영아의 20대 친모도 경찰 조사에서 "아이를 키울 능력이 부족해 인터넷을 통해 타인에게 신생아를 넘겼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통해 음지에서 신생아를 사고파는 것으로 의심되는 행위는 카카오톡 오픈채팅 등에서도 확인된다. 관련 검색어를 넣으면 서로의 신분을 확인할 수 없는 상황에서, 관련 대화가 이뤄지기도 한다.
신생아 거래 행위 인터넷서 확인
중간브로커 사후 출생신고 지원
병원밖 출산 등 사각 대응 부족
양승원 재단법인 '베이비박스' 사무국장은 "미혼모를 대상으로 상담을 진행하다 보면, 신생아 거래를 원하는 사람들이 온라인으로 은어를 검색해 관련 오픈 채팅방이나 커뮤니티에 접속하고 정보를 주고받는 일들이 여전히 비일비재하다"면서 "중간 브로커들이 사후 출생신고나 신원 확인에 문제가 없도록 성별과 혈액형까지 맞춰주기도 한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5일 대구에서는 온라인 포털 게시판을 통해 산모 4명으로부터 아이 4명을 받아 불법매매를 시도한 30대 여성이 아동매매 등 혐의로 구속된 바 있다. 3년 전에는 한 중고거래 사이트에 20대 미혼모 여성이 "36주 아기를 20만원에 입양"한다는 게시글을 올려 물의를 빚기도 했다.
이렇게 아이를 판매하는 부모들은 대개 생계 곤란으로 부양 능력이 없거나 강간, 외도 등 원치 않는 '위기임신' 상황에서 포기하게 되는 경우가 잦다는 게 활동가들의 설명이다.
한부모 가정을 대상으로 상담활동을 지원하는 '아빠의 품' 대표이자 미혼부 김지환(46)씨는 "양육 의지를 갖고 찾아오더라도 상담을 받다 도저히 더는 못 버티겠다고, 미안하다고 하면서 잠적해버린 사례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사정으로 출생신고를 회피하는 부모들이 음지의 불법 입양을 선택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에 보건복지부는 출생 직후 병원의 지자체 통보를 의무화하는 '출생통보제' 입법을 대안으로 제기하고 있지만, 감시망을 스스로 벗어나기 위해 병원 밖에서 출생하는 경우도 상당수인 탓에 사각지대를 해소하기엔 부족한 실정이다.
한편 최근 5년간 베이비박스가 보호한 미혼모 아동 785명 가운데 임신 사실을 숨기기 위해 친구 집, 고시원 등 병원 밖 위험 장소에서 출산한 아동이 78명(10%)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김산기자 mountai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