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태희 경기도교육감 취임 1주년] "'도민 위한 협치' 김동연 지사와 같은 마음이다"

'자율·균형·미래' 경기교육 새 가치 펼쳤던 1년
입력 2023-06-26 20:40 수정 2023-06-26 21:03
지면 아이콘 지면 2023-06-27 3면

임태희 경기도 교육감 인터뷰 1
임태희 경기도 교육감이 26일 오후 경기도교육청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경기교육 방향과 경기도와의 협력관계 설정 등 다양한 현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2023.6.26 /최은성기자 ces7198@kyeongin.com

경기도교육청이 '전국연합학력평가 성적자료 유출' 논란으로 떠들썩하던 지난 5월4일, 임태희 교육감이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취재진 앞에 섰다. 이례적인 모습이었다.

사안의 중대성을 떠나 취임 이후 공식적인 자리에 도통 얼굴을 비추지 않던 그가 언론 앞에 나와 "무거운 책임과 사과"를 말하며, "재발 방지"를 약속해서다.

여진은 일부 남았지만, 발가락 부상 중에도 목발을 짚고 긴 시간 회견을 이끈 것은 '소통 부재'의 이미지를 털고 경기교육의 새로운 수장으로서의 남은 임기를 기대하게 만든 계기가 됐다.

교육공동체 자율 확대 최우선 염두… '에듀테크' 활용 맞춤형 학생역량 강화
급식노동자 건강권 보장 폐암 2차 검진·환기 설비 개선·전수 점검 함께 진행
킬러문항 사교육 조장 대통령 공감… '상의하달 정책' 입시경쟁 재발은 '우려'


그렇다고 기대뿐인 건 아니다. 경기교육 변화에 대한 열망 뒤에 남은 과제도 적지 않다.



교육공동체의 '자율'을 중시하는 임 교육감의 철학 아래 인공지능(AI) 기반 교육 플랫폼을 성공적으로 학교 현장에 안착시킬 수 있을지에 대한 교육계 우려가 있다. 도교육청은 조원동 청사 시대를 54년 만에 마감하고, 광교 신청사 시대를 열며 '스마트 워크' 시스템을 도입하는 대변화의 시대를 맞았다.

이 가운데 임 교육감의 '소통과 공감' 리더십이 직원들의 업무 효율화를 이끌어낼지도 관심사다. '돌봄학교' 운영에 따른 학교 업무 과열과 학교 급식실 노동자의 건강 문제도 해결이 급선무다. '자율·균형·미래'라는 경기교육의 새 가치 아래 펼쳤던 지난 1년과 앞으로의 청사진을 임 교육감을 통해 들어봤다.

다음은 '경기도교육청 출입기자단 공동인터뷰'에서 일문일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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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취임 1주년을 맞았다. 이 기간 동안 경기교육의 가장 큰 변화는 무엇이었는지 궁금하다.


"취임 이후 1년 동안 다양한 자리에서 많은 경기교육 가족을 만나며 함께 경기교육을 고민하고 실현 방안을 마련했다.

가장 중심에 뒀던 것은 교육공동체의 '자율' 확대다. 자율을 실행동력으로 할 때 각자의 다양한 역할이 모여 시너지 효과를 이룰 수 있다. 이런 차원으로 '에듀테크'를 활용해 학생 개별 맞춤형 학습과 피드백으로 학생 역량을 키우고 있다.

AI 기반 교수·학습플랫폼을 오는 9월부터 본격 운영해 개별 맞춤형 교육을 강화하는 것도 자율 교육의 연장선의 일이다. 지역 네트워크를 학교 교육에 결합해 학교에서 하기 어려운 부분이 '공유학교'를 통해 이뤄지는 지역교육협력 플랫폼 구축도 빼놓을 수 없는 사업이다.

경기 미래교육의 구체적인 모습을 교육공동체가 펼칠 수 있는 데 중점을 두고 앞으로도 변화할 것에 대해 과감하게 변화 시도를 하겠다."

- '자율' 가치 아래 새로운 시도가 많은 반면, 현장에서는 '이전 정책과 차이를 모르겠다'는 우려가 있다.


"교육감의 '이름'이 달린 '브랜드'보다 교육은 지속가능성 여부가 중요하다. 그게 교육에 본질이 있다. 교육감이 바뀌면 사라질 정책보다는, 시대가 요구하는 인성교육과 미래 사회를 살아갈 기초 역량을 가꿀 수 있는데 집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난 6개월 동안은 학교, 교사, 교직원들과 새롭게 짜놓은 경기교육의 '설계도'를 공유하는 등 소통하며 현장의 이야기를 들었다. 교육은 기본적으로 사람이 바뀌는 일이다. 학생과 교사들의 변화를 이끌어야 하는데, 강제한다고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이들과 보폭을 맞추며 점차 변화를 이끌어 내는 게 중요하다.

기존의 좋은 정책이 있다면 보완하며 더욱 발전시키겠다. 교육 현장의 공감을 바탕으로 교육의 본질을 다시 되새기겠다. 임태희의 색깔을 채우기 위해서 교육을 희생하는 일은 임기 때 일어나지 않도록 하겠다.

- 광교 신청사 시대가 열렸다. '스마트워크' 시스템에 대한 우려가 있다. 어떤 방향으로 운영해 나갈 것인지 궁금하다.


"신청사에서 가장 달라진 점은 일하는 문화와 방식의 변화, 스마트워크라고 할 수 있다. 스마트워크의 지향점은 개방, 소통, 공감에 있다.

그저 시스템의 변화가 아닌 직원들의 업무 효율화에서 나아가 경기교육 행정의 변화를 이끌 수 있도록 하겠다. 일하는 장소와 시간을 좀 더 유연하게 하면 훨씬 업무 효율이 오를 수 있다는 것이 스마트워크의 기본 전제다. 도교육청이 스마트워크를 통해 개방, 소통, 공감의 조직 문화를 만들 수 있게 힘쓰겠다."

- 새로운 정책 시도가 나오는 만큼 현장에서 느끼는 업무 부담도 크다. '늘봄학교'가 대표적인데, 해법이 있는지 알고 싶다.


"늘봄학교 운영으로 초1 적응기간 에듀케어를 실시해 학생의 학교 적응을 돕고 학부모 돌봄 부담을 완화했다. 현장의 늘봄학교 행정업무를 경감하고 방과후 학교와 돌봄의 질을 높이기 위해 기존 방과 후 학교지원센터를 개편해 늘봄학교 지원을 강화하는 정책도 내놨다. 또 학교 희망에 따라 한시적 정원외 기간제 교사를 배치해 에듀케어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행정업무를 지원하고 있다.

이를 위해 지자체 협력이 필수적이란 점을 얘기하고 싶다. 지자체와 연계해 돌봄 거점시설을 구축하고, 돌봄 대기자가 많은 지역에서는 마을 돌봄 기관을 운영할 수 있는지에 대해 지자체와 협력을 이어 가겠다."

- 급식실 노동자들과 시설직에 대한 인력수급 문제는 고질적이다. 도교육청이 이에 대해 소극적인 모습을 보인다는 지적이 있다.

"학교급식 노동자들의 건강권 보장을 위해 지난해에 이어 올해 상반기에도 폐암 2차 건강검진을 진행했다. 의심소견자와 확진자에 대해서는 지원을 추진한다. 급식 환기 설비 개선도 진행하고 있다. 전수 점검을 해서 급식 시설의 환경 개선을 통해 여러 가지 질병으로 연결되지 않도록 쾌적한 작업환경을 만들겠다.

학교급식 노동자들의 지속적인 건강검진을 위한 예산을 확보하고, 검진결과의 신뢰성 확보를 위해 검진기관을 국가지정 폐암 검진기관으로 조정할 예정이다.

기술직(시설, 공업) 공무원에 대해서도, 결원 해소를 위해 지속적인 노력을 하고 있다. 기술직 공무원의 휴직, 의원면직 등 결원 요인을 해결하고자 상반기에도 경력직 공무원 21명을 채용해 결원을 추가 해소하기로 했다."

누끼부탁드립니다 ㅡ 임태희 경기도 교육감 인터뷰 3

- 경기도청과 물리적으로 가까워진 만큼 협치가 관심인데, '반도체 인재 양성' 등에서 김동연 도지사와 마찰음이 일었다.

"경기도민을 위해 한마음으로 일해야 한다는 데 김동연 도지사와 같은 마음이다. 최근 몇 가지 이슈로 입장차가 있었는데, 최근 도지사가 도교육청을 방문하면서 협치를 약속했다.

협치가 이미 진행된 측면도 있다. 과밀학급에 대해 지난 3월 도와 협력해서 좋은 결과를 이끌어냈다. 학교용지 부담금에서 120억원을 확보해 증축 공사비용을 지원하기로 한 것이다. 앞으로도 도와 협치가 필요한 부분에 있어 적극적으로 협력하고자 한다.

도와 도의회, 도교육청은 언제나 도민을 위해서는 한마음으로 함께 일해야 한다는 믿음에 변함이 없다."

- 윤석열 대통령과 정부의 '킬러 문항' 배제 발언에 수능을 얼마 남겨두지 않은 도내 교육 현장도 혼란이다. 정부와 의견을 같이하는지 알고 싶다.


"교육부의 학교 경쟁력 제고 방안에 대해 도교육청도 맥을 같이하기에 찬성한다. 학교 수업에서 배우지 않으면 풀 수 없는 '킬러문항'이 사교육을 조장할 수 있다는 대통령의 인식에 공감한다.

다만 상의하달식으로 정책 방향이 결정되며 입시경쟁이 재발할 것이라는 우려에 대해서는 걱정하는 부분이 있다. 경쟁이 커지는 방향으로 흐르지 않도록 학생들의 평가를 어떻게 하면 합리적으로 할 수 있을지, 교사들도 변화할 수 있을지의 관점으로 대안을 고민하겠다.

무엇보다 교육방향이 수능으로 획일화되지 않고 저마다 사고의 틀을 키워나갈 수 있는 방향이 되도록 노력을 함께해 나가겠다."

- 남은 임기 동안 가장 중점적으로 추진하고자 하는 정책과 사업이 있다면 이에 대해 듣고 싶다.


"학생들의 유·초·중·고 시기는 개인적으로도 중요하고 그 시기를 어떻게 보내느냐가 개인의 인생을 결정짓기에 많은 책임감을 느낀다. 교육 현장이 어려운 상황인데 교육청이 더 노력하며 현장을 지원하겠다.

무엇보다 남은 임기 동안 학교가 기본 인성과 기초 역량을 키우고, 교사가 교육과정에 집중하는 여건을 만드는 데 힘쓰겠다. 시대 변화에 따른 업무 성격을 분석해 학교 업무 효율화 방안을 마련해 교사들의 부담을 줄여나가겠다."

/이상훈·조수현기자 joeloach@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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