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참석할 예정인 '서해선 대곡~소사구간' 개통식에 정작 경기도 수장인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빠져 '패싱 논란'이 불거졌다.
게다가 개통 구간은 고양, 부천인데 국민의힘 소속 이동환 고양시장만 참석하고 민주당 소속 조용익 부천시장은 제외됨은 물론 고양·부천에 지역구를 둔 야권 소속 국회의원도 모두 빠져 비판 여론이 거세지고 있다.

경기도의회 민주당 고양·부천 의원들은 29일 오전 도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석열 정부가 전 도민의 축하 행사로 개최돼야 할 대곡~소사선 복선 전철 개통식(30일)을 얄팍한 정치행사로 축소·왜곡했다"고 지적했다.
대곡~소사선 복선 전철은 경기 서부권 도민들의 숙원으로 7월 1일 개통을 앞두고 있다. 해당 사업은 일반철도 사업으로 국가에서 사업비 전액을 부담해야 하나, 경기도에서도 사업비의 10%(1천30억원)를 부담한 유일한 사례다. 본격 개통을 앞두고 30일 개통식이 열릴 예정인데, 이 자리에 윤 대통령과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이동환 고양시장만 참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도의회 민주당 "尹 정부, 얄팍한 정치행사로 축소·왜곡" 비판
정의당 심상정 초청 후 다음날 취소 '촌극' 오늘 항의방문키로
도의회 민주당 고양·부천 의원들은 예산을 부담했던 김 지사는 물론, 개통 구간에 속하는 지자체인 조용익 부천시장은 초청장도 받지 못했다며 "대곡~소사선은 문재인 정부의 주요 국정과제 중 하나인 '한반도 신경제 지도' 구상을 앞당길 핵심 과제 중 하나였다. 윤석열 정부가 한 일이라곤 개통식을 준비한 것밖에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김 지사는 지난 4월 화성시에서 열린 기아 자동차 공장(오토랜드 화성)에서 개최된 국내 최초 전기차 전용공장 기공식에서도 보이지 않았다. 윤 대통령이 참석하는 도내 행사에 잇따라 김 지사가 제외되면서 일각에서 '패싱 논란'이 불거진 것도 이 때문이다.
이에 대해 김 지사는 이날 SNS를 통해 "개통식 행사 초청 여부로 말들이 많다. 도민 숙원사업 해결이 중요하지 개통식 행사 자체가 큰 의미가 있겠는가. 교통 문제 해결에 중앙, 지방, 여와 야 간 차이를 두고 싶지 않다"면서 오히려 이번 개통을 위해 노력한 이들 모두를 격려, 논란을 일축했다.
국토부 주최 대곡-소사선 개통식에는 김 지사만 초청받지 못한 것은 아니다.
정의당 심상정(고양갑) 의원에 따르면 초청장이 온 이튿날 초청이 취소됐다. 심 의원은 이날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원 장관을 향해 누가 취소하라고 한 것인지 밝히라고 따져 묻고 "국민의힘에서 고양갑에 원 장관님을 자객 공천한다는 보도가 있던데 출마하십니까?"라고 직격했다.

원 장관은 부인하지 않고 "저는 심 의원님하고 하면 영광이죠"라고 너스레를 떨었고, 다시 심 의원은 "반드시 참석해야 할 경기도지사도 못 오게 하고, 지역 국회의원들도 못 오게 하고, 그렇게 해서 대통령이 만약 참석하신다면 사전선거운동 하러 오는 거 아니냐는 게 우리 지역구 주민들의 입소문"이라고 의혹을 던졌다.
원 장관은 회의 도중 전화를 받겠다고 이석한 뒤 돌아와서 심 의원과 국토위원인 한준호 의원, 경기도지사를 초청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자 국토교통위원인 민주당 맹성규(인천 남동갑) 의원이 "다른 야당 의원도 초청하는 거냐" 물었으나 원 장관이 "협의해보겠다"고 하는 등 촌극이 벌어졌다.
결국 이 노선에 공을 들여온 고양시를 지역구로 둔 심상정 의원과 민주당 한준호(고양을)·홍정민(고양병)·이용우(고양정) 의원은 국토부 주최 개통식에 항의 방문하기로 했고, 부천시를 지역구로 둔 민주당 김경협(부천갑)·김상희(부천병)·서영석(부천정) 의원은 부천시청 주최 개통식에 참여하기로 했다.
/권순정·신현정기자 god@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