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평2공장은 작년 11월 폐쇄됐다. 1986년 부평1공장이 새로 증설되면서 기존 시설을 부평2공장이라 불렀으니, 부평2공장은 1970년대부터 로얄, 프린스, 토스카 등 대우 중형차를 생산하던 노동자들의 애환이 담긴 시설이다. 2공장이 폐쇄되면서 노사 합의로 소속 노동자 650여 명은 창원공장으로, 나머지는 부평1공장으로 전환 배치됐다. 필자의 문제 제기에 회사 측은 창원공장 파견 노동자를 올해 말 부평으로 복귀시킬 예정이고 건강 문제도 세심하게 살펴보겠다는 답변을 내놓았다.
한국GM은 앞서 두 번의 큰 위기를 겪었다. 첫 번째는 '리먼 브라더스' 사태로 시작된 세계적 금융대란에 GM도 파산 보호를 신청(2009년)하면서다. 이후 뉴 지엠(New GM)으로 재편되는 과정에서 한국GM은 중소형차 생산 기술과 수출기지 역할로 GM 부활에 크게 기여했다. 두 번째 위기는 2018년 유동성 위기 때다. 길고 긴 협상 끝에 부평과 창원공장 유지, 군산공장 폐쇄, 산업은행의 8천100억원 지원(2028년까지 지분 유지)에 합의하며 한국GM은 어렵게 정상화됐다.
리먼 브라더스·유동성 위기 이후 또 난관
EU "2035년 신규 내연기관차 판매금지"
그리고 지금 세 번째 위기가 왔다. '후속 생산 차종 미확정'이란 위기다. 그러나 앞서 위기와 다르게 현재 한국GM 경영 상태는 좋다. 작년 매출 9조102억원, 영업이익 2천766억원, 당기순이익 2천101억원을 기록하며 2013년 이후 9년 만에 흑자를 거뒀다. 작년 26만대에서 올해 총 50만대(부평 25만대, 창원 25만대)로 생산 목표도 상향했다. 하지만 현재 생산 중인 '트레일블레이저'와 '트랙스 크로스오버' 두 차종의 부분개량(face lift), 전면개량(full model change)까지 고려해도 고작 몇 년간의 생산 물량일 뿐이다. 결국 후속 생산 차종을 결정하지 않으면 공장은 멈춘다.
후속 차종은 전기차 등 친환경차가 필수다. 미 정부는 2030년부터 미국 내 신차 절반을 친환경차로 하고, EU 집행위원회는 2035년부터 신규 내연기관 차량 판매를 금지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맞춰 GM도 2025년까지 전 세계에서 30종의 전기차를 출시하고 2035년 이후 내연기관차의 생산과 판매를 중단할 계획이다. 상황이 이러니 노조, 정치권, 정부 모두가 한국GM의 전기차 생산 물량 도입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이다. 필자가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전기차 시설 투자 시 세액공제율을 8%에서 15%로 상향)을 대표 발의한 것도, 국가첨단전략기술에 전기차를 포함하도록 하는 정부 지원 대책을 마련케 한 것도 모두 전기차 생산 물량 확보를 위해서다.
하지만 최근 산업통상자원부 차관 면담까지 했던 실판 아민 GM 인터내셔널 사장은 내연기관 차량에 집중한다는 말을 되풀이했다. 내부 소식통에 따르면 전기차를 생산하더라도 한국 사업장은 가장 늦게, 현재 생산하는 내연기관차와 유사한 전기차종을 맡게 될 것 같다고 한다. 전기차는 2년 정도면 개발 가능하므로 아직 전기차를 포기하지는 않았다는 것이다.
전기차 필수인데 후속 생산 차종 미확정
흑자 돌아선 지금, 투자 인색해선 안돼
한때 1만7천여 명에 달하던 한국GM 임직원은 신규 채용 없는 정원 감축을 통해 1만1천여 명으로 줄었다. 긴축 경영과 최근 판매 증가까지 더해지며 2공장 폐쇄에도 해고는 없었고, 비정규직 430명도 정규직으로 전환(490명 미결 상태)됐다. 이런 긍정적 변화가 유지되길 희망한다. 전기차 생산에는 막대한 시설 투자 비용, IRA(인플레이션 감축법) 등이 걸림돌이라지만 미래에 대한 기업의 투자는 의무이자 생존 전략이다. 더구나 한국GM이 흑자로 돌아선 지금, 투자에 인색해선 안 된다.
최근 르노삼성과 KG모빌리티가 전기차 생산 계획을 발표했다. 2023년 한국에서 전기차를 준비하지 않는 곳은 한국GM뿐이다.
/홍영표 국회의원(인천 부평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