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박기는 해수욕장에만 있는 게 아니다?'
4일 오전 화성 동탄산업단지 인근 노상 주차장. 산업단지 주변 도로에 주차가 가능한 칸 마다 캠핑카와 트레일러가 줄지어 주차됐다. 이 곳은 캠핑카 주차장으로 캠퍼들 사이에서 입소문(?)나며 정작 산업단지를 찾는 차량들은 주차할 곳을 잃었다.
'캠핑카 주차장' 소문에 일반차량 자리 없어
차체 크고 트레일러 갖추면 2개칸 넘어가
"집 주변에 감당할 공간 못 찾아 그런 것"
양주시 등 일부지자체 전용공간 마련 '인기'
차체 크고 트레일러 갖추면 2개칸 넘어가
"집 주변에 감당할 공간 못 찾아 그런 것"
양주시 등 일부지자체 전용공간 마련 '인기'
캠핑카 대부분 차체가 크고 트레일러까지 겸비해 2개 주차칸을 사용하기 일쑤고 심한 경우 3개 주차칸을 활용해 주차해두기도 했다. 이 때문에 정작 일반 차량은 주차칸이 없는 도로 가장자리에 불법주차를 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이 곳에 캠핑카를 주차한 차주에 주차 이유를 묻자 "캠핑카는 주차 면을 많이 차지하고 높이 제한도 있어 (집이나 주변에) 주차할 공간이 마땅치 않다"고 말했다.
해당 차주는 이 곳에 3개월 째 주차를 하고 있는데, 여러 차례 화성시로부터 이동주차 공문을 받았다고 했다. 그는 "주차할 곳이 없어 그런건데, 시에서 대안도 없이 차량 이동 협조문만 주니 아쉽다"고 토로했다.
캠핑카 주차장 성지로 지목된 의왕시 부곡체육공원도 상황은 마찬가지. 체육공원 주차장 곳곳에 캠핑카들이 주차돼 공원을 방문하는 차량들이 이용할 공간은 없었다. 공원을 관리하는 의왕시도시공사에서 주차장에 '체육공원 이용객 외 주차금지(캠핑카·트레일러)'를 적은 현수막을 걸어 두었지만 무용지물이었다.
캠핑카 주차장 성지로 지목된 의왕시 부곡체육공원도 상황은 마찬가지. 체육공원 주차장 곳곳에 캠핑카들이 주차돼 공원을 방문하는 차량들이 이용할 공간은 없었다. 공원을 관리하는 의왕시도시공사에서 주차장에 '체육공원 이용객 외 주차금지(캠핑카·트레일러)'를 적은 현수막을 걸어 두었지만 무용지물이었다.
공원을 자주 찾는다는 주민 이경모씨는 "이 곳에 캠핑카들이 많이 주차돼 있어 주말에 공원 이용객들이 주차를 하지 못한다"며 "저렇게 현수막을 걸어둔 게 무슨 소용이냐. 적극적으로 단속을 해야한다"고 지적했다.
최근 전국 캠핑장, 해수욕장 등에 알박기 텐트가 문제되면서 실제 제주시에서 직접 나서 제주 금능·협재 해변의 알박기 텐트를 직접 철거하는 사례까지 발생했다. 경기도 도심에는 지자체 등에서 관리하는 무료 공용주차장에 '캠핑카 알박기'가 늘어나 민원이 발생하고 있지만, 뚜렷한 해결책은 없다.
최근 전국 캠핑장, 해수욕장 등에 알박기 텐트가 문제되면서 실제 제주시에서 직접 나서 제주 금능·협재 해변의 알박기 텐트를 직접 철거하는 사례까지 발생했다. 경기도 도심에는 지자체 등에서 관리하는 무료 공용주차장에 '캠핑카 알박기'가 늘어나 민원이 발생하고 있지만, 뚜렷한 해결책은 없다.
마땅히 캠핑카 알박기 주차를 단속할 법적 근거가 없다는 게 이유다. 이는 2020년 2월 28일부터 시행된 '자동차관리법'에 캠핑카 규정이 애매한 데서 비롯됐다. 법에 따르면 캠핑카는 특수자동차로 분류돼 차고지 증명제를 적용받는다. 차고지 증명제는 자가용 화물차로 취급받아 최소한의 차고 시설을 확보해야만 차량 등록이 가능하다. 그러나 법 시행 이전에 등록된 캠핑카는 소급 적용을 받지 않아 차고지가 아닌 곳에 주차해도 처벌을 받지 않고 시행 이후에 등록한 캠핑카의 경우에도 법적으로 차고 시설만 등록됐다면 공터나, 공영주차장에 장기간 주차해도 처벌할 조항이 별도로 없다.
사실상 도로나 공용주차장에 캠핑카를 장기주차해도 제재할 방법이 현재까진 뚜렷하지 않다.
동탄산업단지 노상 주차장을 관리하는 화성시는 "주차 행위에 대해 법적 근거가 없기에 제재를 할 순 없다. 민원이 들어오면 이동 주차 요청은 하고 있지만 여의치 않다"며 "캠핑카 전용 주차장 등 대안을 만들기 위해 내부적으로 고민 중"이라고 밝혔다. 의왕시도 자구책 마련에 고심 중이다.
동탄산업단지 노상 주차장을 관리하는 화성시는 "주차 행위에 대해 법적 근거가 없기에 제재를 할 순 없다. 민원이 들어오면 이동 주차 요청은 하고 있지만 여의치 않다"며 "캠핑카 전용 주차장 등 대안을 만들기 위해 내부적으로 고민 중"이라고 밝혔다. 의왕시도 자구책 마련에 고심 중이다.
의왕시 관계자는 "시에서 장기 주차하는 캠핑카들을 대처하고자 차단기를 설치하려고 한다. 올 하반기에 공사를 완료해 내년 상반기에 본격적으로 시행할 예정"이라며 "유료주차장으로 전환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비슷한 문제를 겪은 경기도 내 일부 지자체들은 주차장 캠핑카 알박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아예 '전용 주차장'을 만든 곳도 있다. 양주시는 광사동 고읍 공영주차장 주변에 캠핑카 전용 주차장을 마련했다. 양주시 관계자는 "축제 기간 사용한 주차장을 활용해 유료 주차장을 만들었다. 축제 기간 외에는 주차장 사용하는 차량이 적다. 그래서 (공간을) 분리했다. 46면 중 40대가 이용할 정도로 인기가 많다"고 말했다.
비슷한 문제를 겪은 경기도 내 일부 지자체들은 주차장 캠핑카 알박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아예 '전용 주차장'을 만든 곳도 있다. 양주시는 광사동 고읍 공영주차장 주변에 캠핑카 전용 주차장을 마련했다. 양주시 관계자는 "축제 기간 사용한 주차장을 활용해 유료 주차장을 만들었다. 축제 기간 외에는 주차장 사용하는 차량이 적다. 그래서 (공간을) 분리했다. 46면 중 40대가 이용할 정도로 인기가 많다"고 말했다.
/김대훈기자 kdh2310@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