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기고] 블록체인과 인천시의 따뜻한 미래산업

입력 2023-07-20 19:50
지면 아이콘 지면 2023-07-21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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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혜영 인천시 데이터산업과장
지난해 발발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은 많은 이들의 예상과 달리 우크라이나의 선전과 함께 장기화되고 있다. 이는 자유민주주의 국가들의 적극적인 지원에 기인한 바가 크다는 것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사실 그 외에도 잘 알려지지 않은 숨은 공신이 있다. 바로 블록체인(Block Chain) 기술에 기반한 전 세계 개인들과 NGO들의 기부가 그것이다.

블록체인이란 누구나 열람 가능한 장부에 거래 내역을 투명하게 기록하고 데이터를 분산 저장하는 기술이다. 블록체인 기술은 기부를 주관하는 중앙조직 없이도 분산화된 시스템을 통해 즉각적으로 필요한 후원을 가능케 했으며, 마비된 금융거래와 송금 시스템을 보조하는 역할까지도 수행했다. 이에 우크라이나 정부는 전쟁이 진행됨에 따라 공식 트위터 계정을 통해 암호 화폐 지갑 주소를 공개하고 금융원조를 받기도 했으며, 그 후 암호 화폐 거래를 합법화하는 법안까지 시행하게 된다.

우크라이나 사례는 우리에게 탈 중앙 적이고 개인의 합의에 기반한 온라인이라는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준다. 기실 블록체인은 중앙집권화된 국가와 기업의 개입 없이 개인의 자유를 보장하고 자발적 탈중앙화(Decentralization)를 표방하는 이른바 사이퍼 펑크(Cypher punk) 정신과도 맞닿아있다. 물론 첨단기술의 급속한 발전과 변화는 때로는 영화 '매트릭스'에서 보여준 것처럼 인간이 오히려 기술에 지배당하는 암울하고 두려운 미래를 떠올리게 한다. 그렇기에 우리는 더욱 사람을 위한, 사람에게 필요한 따뜻한 기술발전을 추구해야 한다. 


다양한 행정서비스 통합지원 위해
거래내역 기록·분산저장 기술활용


이에 인천시는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디지털 시민증 제작을 계획 중이다. 2000년대에 젊음을 보냈던 이들이라면 2002년 월드컵 '붉은악마'만큼이나 많은 이들이 열광했던 게임인 블리자드의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World of Warcraft, WOW)를 기억할 것이다. 와우(WOW)라는 애칭으로도 불렸던 이 게임 내에서 플레이어들은 누구에게도 이전 불가능한 계정 귀속(Soul Bound) 아이템의 획득이 가능했다. 이더리움(2세대 블록체인)의 창시자인 비탈릭 부테린은 여기서 착안한 SBT(Soul Bound Token)의 개념을 제시하며 '소울바운드토큰(SBT)은 사람과 사람 사이를 연결하는, 당신이 누구인지 보여주는 토큰'이라고 정의했다. 인천시는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하여 누구에게도 양도할 수 없는 SBT형식의 디지털 시민증(DID)을 제작하고, 디지털 지갑을 통해 시민에게 다양한 행정서비스도 통합적으로 지원하고자 한다. 그 외에도 지역 블록체인 기업 육성을 위해 6월부터 기술·경영·해커톤 대회준비 과정으로 세분화된 '블록체인 칼리지'를 운영하고, 8월에는 인천지역 블록체인 기술 기업의 육성을 전담할 '블록체인 허브센터'도 개소할 예정이다. 블록체인 산업 붐업을 위한 컨퍼런스도 8월, 9월 시민연계행사를 포함하여 체계적으로 준비하고 있다.



시민과 함께하는 인공지능 기반도 'With AI'사업을 통해 착실하게 구축하고 있다. AI사전문진 서비스를 통해 지역 다문화 시민들의 의사소통 문제를 해소하고 의료 응급상황에 대비하는 한편 효과적인 의료서비스를 연계할 계획도 추진 중이다. 생성형 AI를 활용하여 지역 스타트업·벤처기업들이 해외에 진출할 때 견적, 주문, 결제 등을 해당 국가의 전문가 수준으로 자동번역하는 플랫폼도 개발예정이다. 이를 통해 관내 기업의 해외진출 시 즉각적으로 수요에 대응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자 한다. 이처럼 시민과 지역 기업과 함께 인천시 인공지능 산업이 성장하는 것이 바로 With Amazing Incheon 사업의 핵심이다.

인천서 '디지털 지갑' 제작 계획중
시민과 함께하는 'With AI' 구축
기업용 자동번역 플랫폼 개발도


최근 블록체인은 '윈터(겨울)'라 불리는 암흑기를 지나고 있지만, 인공지능이 1970년대와 90년대 두 번의 '겨울'을 거치고 오히려 성장한 것처럼 결국 이 시기를 극복할 것이다. '겨울'을 극복한 기술이 시민에게 혜택이 되는 따뜻한 '봄'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우리는 지금부터 체계적으로 준비해 나가고자 한다.

/손혜영 인천시 데이터산업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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