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 아닌 텃밭에 '하루된 딸' 묻은 비정한 모정

6일 오후 경기 김포시의 한 텃밭 입구에서, 태어난 지 하루 된 아동이 숨지자 출생 신고와 장례 없이 텃밭에 암매장한 혐의(사체유기)를 받고 있는 A씨가 경찰관들과 함께 현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2023.7.6 /조재현기자 [e-mail]

태어난 지 하루 된 딸이 숨지자 장례 없이 텃밭에 암매장한 친모가 경찰에 붙잡혔다.

인천경찰청 여성청소년수사대는 살인과 사체유기 등의 혐의로 40대 여성 A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6일 밝혔다.

警, 살인 등 혐의 친모에 영장 신청
당시 남편과 별거… 장례도 안 치러

2016년 8월7일 인천 모 병원에서 딸 B양을 출산한 A씨는 다음 날 딸이 숨지자 장례 절차 없이 경기 김포시의 한 텃밭에 암매장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인천 미추홀구로부터 출산 기록만 있고, 출생 신고가 되지 않은 아동들에 대한 자료를 전달받은 경찰은 추가 조사를 벌여 전날 오후 A씨를 긴급 체포했다. 

경찰은 또 6일 A씨가 B양을 암매장한 김포시 텃밭에 40여명의 인력을 투입해 이날 오후 3시50분께 B양의 유골을 발견했다. 경찰은 B양의 사인을 확인하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할 계획이다. 이 텃밭은 A씨의 모친이 소유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조사에서 A씨는 "아기가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아 숨져 장례 없이 땅에 묻으려고 생각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A씨는 딸을 낳을 당시 남편과 별거 중인 상태였으며, 현재는 이혼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소시효 만료 한달 앞두고 검거
사망경위 사체유기 이유 등 추궁중

A씨는 공소시효 만료를 약 한 달여 앞두고 경찰에 붙잡혔다. 사체유기죄 공소시효는 7년이어서 A씨의 공소시효 만료일은 다음 달 7일까지다.

경찰은 A씨를 상대로 B양의 구체적인 사망 경위와 사체유기 이유 등을 추궁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A씨가 B양에게 직접적인 위해를 가한 정황이 포착돼 살인 혐의를 추가로 적용했다"며 "아직 전 남편을 포함한 A씨 주변인에 대해서는 사체유기와 관련된 혐의가 확인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주엽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