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호선 노무현재단 이사 등 진보 진영 인사가 국회에 모여 정치가 정쟁으로 점철되고 민주주의가 퇴행하는 데도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 등 진보 정당들은 대안이 되지 못하고 있다며 현재 진보 정치의 한계를 꼬집고, 이를 개선하기 위해 선거제도와 진보 정당 개혁이 절실하다고 외쳤다.
이 같은 논의는 10일 국회의원회관 제1 세미나실에서 진행된 '한국정치의 새판을 모색하는 정당 개혁 대토론회'에서 나왔다.
기본소득당 용혜인 의원이 주최했고, 시민정치네트워크 새로운 진보에서 주관한 토론회다. 하상응 서강대 정치외교학 교수가 발제하고, 용 의원과 김상균 열린민주당 대표, 정의당 대변인을 역임한 정호진 새로운진보 운영위원장이 토론자로 나섰다.
토론의 문제의식은 천호선 이사가 던졌다. 그는 "정치의 총체적인 수준이 떨어졌다"며 "1차적 원인은 현 정부에 있다. 하지만 나머지 세 당 모두 남의 핑계만 댈 수 있을 만큼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다. 이중 두 당은 혁신위를 만들었으나 계속 좌절돼 왔다. 당내 갈등도 서로 공존하기 어려운 수준에 머물고 있다. 대부분의 지지자들이 자신감과 자긍심을 갖고 있다고 보기 어려운 상황이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러한 상황이 지속되는 원인을 "혁신하지 않아도, 생산적인 경쟁을 하지 않아도 과반을 얻을 수 있는 선거제도와 정당제도 때문"이라며 "현행 선거제도는 (거대양당이) 단 1%만 앞서도 자신들이 확보한 지지도보다 훨씬 많은 의석을 휩쓸어가는 제도이기에 평등선거의 원칙을 위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혁식위 잇단 좌절… 당내 갈등 심화
현행 선거제도 평등선거 원칙 위배
정치 엘리트 종속 '유권자 양극화'
이러한 '양당제'에 대한 문제의식은 민주당 이재명 대표, 이탄희 의원, 정의당 심상정 의원 등도 여러차례 지적한 바 있다. 그럼에도 '다당제에 이르는 길'에 대해서는 국민적 공감을 얻지 못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하승수 교수는 "양당제에 대한 국민들의 문제의식이 분명한가. 그랬다면 21대 총선에서 국민의 3분의 2가 위성정당에 표를 줬겠는가"라고 반문하고 양당제에 대한 비판과 다당제로 이르는 길의 전략을 달리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하 교수는 "선거법이 아닌 정당법 개편을 통해 실질적 다당제를 구현할 수 있다"며 "정당법 3조를 개정, 지역정당 설립의 길을 트면, 중앙과 다른 지역의 목소리가 나오고, 이런 지역에서는 지역 정당 여러 개의 경쟁구도가 만들어질 것이다. 지역정당의 대안이 중앙단위 거대정당을 통해 여의도로 의견이 전달되는 등 여러 층위의 연합 정치가 열릴 수 있다"는 비전을 전했다.
김상균 대표는 "정치 엘리트에 종속된 정치로 유권자의 양극화가 야기됐다"고 분석하고 시민참여 정당을 뫼비우스띠처럼 반복되는 정쟁을 벗어날 대안으로 제시했다.
김 대표는 SNS와 유튜브를 통해 시민들의 의견을 수렴해 정책과제를 채택하고, 당원의 선택을 받아 예비후보자를 뽑아 일정 시간 동안 관찰 끝에 당원들이 공천하게 하는 시민참여정당 모델을 소개했다.
/권순정기자 s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