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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관 2개월도 안된 부천아트센터 지하주차장 천정이 빗물 누수로 표면이 떨어져 나가 있다. 부천/김연태기자 kyt@kyeongin.com

지하주차장·연결통로 누수·부식
일부 벽체마저 뜯겨 낙하물 위험
비 피해 우려에… 市 "하자 보수"


부천시가 1천억원대 혈세를 들여 지은 부천아트센터가 개관 2개월도 안 돼 지하주차장에 빗물이 새고 천장에 균열이 발생하면서 '부실시공' 의혹이 일고 있다.

12일 찾은 부천아트센터 지하주차장. 지하 1층~2층 주차장 천장 곳곳에는 빗물 누수로 인한 얼룩 자국이 선명했고 일부 구간 바닥에는 흘러내린 빗물이 고여 있었다.

빗물 누수에 따른 부식도 여러 곳에서 발견됐다. 얼룩이 생긴 천장 주변에선 석회물이나 페인트 조각 등이 떨어져 나간 채 방치돼 있었고, 철골 구조물도 제자리를 이탈하거나 녹이 슬어 새 건물이 맞는지 의구심 마저 들게 했다. 천장 곳곳에는 보수한 흔적도 여럿 보였지만 한번 뚫린 빗구멍을 완전히 막기는 어려워 보였다.

주차장 천장 일부 구간은 아예 벽체마저 뜯겨나가 자칫 낙하물에 따른 인명 피해와 방문객들의 차량파손 피해마저 우려되는 실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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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관 2개월도 안된 부천아트센터 지하주차장 천장 마감재가 통째로 떨어져 나가면서 시민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2023.7.11 부천/김연태기자 kyt@kyeongin.com

부천아트센터를 방문한 박모(43)씨는 "차량을 주차하고 지나가는데 옆으로 벽면 조각이 떨어져 깜짝 놀랐다. 고개를 들어 올려다보니 천장이 누수로 젖어 있었고, 군데군데 표면이 떨어져 나가 있었다"며 "누군가 다치기라도 한다면, 이거야말로 인재가 아니겠느냐"고 분통을 터트렸다.

아트센터와 시청사를 잇는 연결 통로는 상태가 더 심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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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관 2개월도 안된 부천아트센터 지하주차장 천정 마감재가 통째로 떨어져 나가면서 시민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부천/김연태기자 kyt@kyeongin.com

센터 지하 1층에서 시청사 지하 2층을 연결하는 50m가량의 통로 시작 지점과 끝 지점 모두에서 다량의 빗물 누수 현상이 발생했다.

실제 시간당 60㎜ 이상의 폭우가 몰아친 지난 11일 오후에는 연결통로 두 지점에서 빗물이 쉴 새 없이 쏟아져 내려 이곳을 오가는 시민들이 불편을 겪기도 했다.

당시 현장에는 시청 직원들이 나와 누수 현장을 점검하고 천장을 살폈지만 뾰족한 방법을 찾지 못했고, 누수 현장은 현재 비닐로 떨어지는 빗물을 유도하기 위한 임시 조치만 취해진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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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일 수도권을 강타한 폭우 속에 부천시청과 부천아트센터를 연결하는 통로에 빗물이 쏟아져 내리고 있다. 2023.7.11 부천/김연태기자 kyt@kyeongin.com

시민 김모(56)씨는 "준공 1년, 개관 2개월도 안된 건물 상태가 이러니 전형적인 부실 시공으로 볼 수밖에 없다"면서 "앞으로 더 큰 비가 이어진다는데 더 큰 피해가 발생하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지하주차장 연결 부분 등에 대해 누수가 확인돼 시공사인 한진중공업에 하자보수를 요청한 상태"라며 "시공사가 15일 오전에 현장에 나오기로 한만큼 시설 전반을 점검하고, 조치를 취해 나갈 것"이라고 해명했다.

한편 지난해 7월 준공해 올해 5월 개관식을 치른 부천아트센터(연면적 2만6천400㎡) 건립에는 총 사업비 1천148억원(시비 1천108억원·도비 40억원)이 투입됐다.

부천/김연태기자 kyt@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