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17일 3개국 방문을 마치고 성남 공항에 도착한 시간은 해 뜨기 전 새벽 5시 5분이었다. 리투아니아에서 열린 나토 정상회의와 폴란드 '국빈급' 방문 일정을 마치고 국가안보와 대통령 신변 보호를 위해 극비리에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까지 숨가쁘게 돌아본 6박 8일이었다.

윤 대통령은 이 기간동안 국내 집중호우로 지하 주차장 물 범람과 산사태가 발생하는 초유의 '물난리'로 피해가 극심해 현지에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와 수시로 화상 점검회의를 하는 등 가용 인력 총동원령을 내린 바 있다.

대통령은 이날 오전 6시 용산 집무실에 도착해서 수석비서관 전원이 참석한 회의에서 국내 현황을 보고받고, 이어 8시 30분부터는 정부 세종로 청사(정부서울청사)에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를 주재한 뒤 곧바로 헬기를 타고 경북 예천군 감천면 일대 수해 지역으로 향했다.

윤 대통령이 찾은 감천면 마을은 토사에 휩쓸려 83가구 143명이 살던 마을에서 주택 30호가 산사태에 휩쓸려 무너졌고 2명이 실종됐다.

윤 대통령은 현장에 도착해 "비행기에서 내리기 전에 보니 석관천과 그 주변이 누렇게 토사로 덮인 것이 보이더라"며 주민들을 위로했다.

윤 대통령은 잠시 비가 그친 사이, 구조 및 복구작업 중인 군·소방·경찰 관계자들을 만나 격려했다. 임시주거시설(벌방리 경로당)에 발을 들여 놓자, 주민 50여 명은 대통령의 방문에 눈물을 흘리며 "찾아주셔서 고맙다. 저희들을 도와달라"며 호소했다.

윤 대통령은 이어진 회의에서도 "지금 제일 중요한 것은 인명 피해를 막고 최소화하는 것"이라며 "공무원들은 집중호우가 올 때 사무실에 앉아만 있지 말고 현장에 나가서 미리미리 대처하라"고 지시했다. → 관련기사 3·4·9·12면(여야 수뇌부, 폭우 피해현장 찾아 대책마련 몰두)

/정의종기자 je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