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터가 5분 만에 누래요'… 성남 산성동 주민들 흙탕 수돗물로 '고통'

입력 2023-07-24 11:54 수정 2023-07-24 19:33
지면 아이콘 지면 2023-07-25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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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성동 한 주민이 5분여 만에 누래진 필터와 새로 갈아끼운 하얀 필터를 비교해 보이고 있다. /주민 제공

성남 수정구 산성동 상당수 가구에 20여일 넘게 흙 등 이물질이 섞인 수돗물이 나와 주민들이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24일 산성동 주민들에 따르면 지난 3일부터 상당수 가구에 육안으로 식별 가능할 정도로 뿌연 수돗물이 나오기 시작했다. 싱크대나 세면대 등에 수돗물을 받으면 흙이나 녹이 섞은 듯한 갈색 물이 쏟아져 나왔다. 필터를 간지 5분도 안 돼 필터가 까맣게 변할 정도였다.

이후 주민들은 성남시에 민원을 넣었고, 시는 19가구에 대해 수질검사를 한 뒤 '정상'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지난 3일부터 뿌연 수돗물
설거지·샤워·빨래 '끔찍'
필터 갈아도 하루 못 넘겨
몸에 이상 호소 주민도
성남시는 수질검사 '정상'




하지만 주민들은 상황이 조금 나아졌지만 여전히 흙탕물 등이 나오고 있다며 근본적인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는 상태다.

주민 A씨는 "성남시가 조치를 취했다고 하는데 지금도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흙 등 이물질이 섞여 나온다"며 "전에는 필터를 바꾸면 최소한 2~3개월은 문제없었는데 지금은 짧게는 30분, 길게는 하루 정도면 까매져서 갈아야 할 정도"라고 말했다.

실제 두 가구의 싱크대 수도와 샤워기를 지난 21일 오전 9시, 22일 오후 8시께 확인한 결과 각각 5분·4분여만에 하얗던 필터가 누렇게 변했다. 이밖에도 탁한물이 나왔다가 안 나왔다가 하거나, 물이 끈적거리거나, 물이 마르면 욕실 바닥이 하얗게 변하거나, 쫄쫄쫄 나오거나 하는 등 수돗물때문에 고통받고 있다는 주민들의 하소연이 이어지고 있다. 심지어는 피부가 가렵고 몸이 따갑다고 몸에 이상을 호소하는 주민도 발생했을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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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일 산성동 주민이 촬영한 세면대 수돗물. /주민 제공

주민 B씨는 "설거지나 빨래하는 게 겁나고 끔찍하다. 건강을 헤칠까 봐 스트레스받고 필터 때문에 경제적 손해도 입고 있다"며 "무엇보다 생명을 다루는 물인데 수질 검사만 하고 이대로 방치해도 되는 거냐"고 되물었다.

주민들은 수도관 노후화와 인접 재개발로 인해 수돗물에 문제가 생긴 것 아니냐는 입장이다. 산성동의 경우 가장 오래된 수도관은 지난 1998년 설치된 것이며, 야산을 배후로 둔 비개발지역(2천가구·5천주민)을 'V'자 형태로 둘러싸고 전체의 5분의 4가량이 재개발 중인 상태다.

성남시 관계자는 "주민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여러 방안을 강구 중에 있다"며 "단기적으로는 수질 자동측정기를 설치하고 노후관 6개 지점에 대해 내시경 검사 후 관을 세척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한편 장기적으로는 수도관 교체, 재개발 지역을 거치지 않는 수계 전환을 통한 물공급 방식 개선 등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성남/김순기기자 ksg2011@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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