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교육청에 마련된 추모공간 (9)
25일 오전 경기도교육청 지하 1층에 마련된 교내에서 극단적 선택을 한 서이초 교사의 추모공간에 근조호화환들이 줄이어 놓여있다. 2023.7.25 /최은성기자 ces7198@kyeongin.com

 

경기도는 2010년 10월 5일 전국 최초로 '경기도 학생인권 조례'를 선포했다. 뒤를 이어 광주·서울·전북교육청이 잇따라 학생인권조례를 제정했고 최근 서이초 교사 사망사건을 계기로 촉발된 학생인권조례 개정 움직임 전까지 공고히 시행돼 왔다.

경기도 학생인권조례는 최초 시행 단계에선 체벌 금지, 강제 야간 자율 학습·보충 수업 금지, 두발 규제 금지 등이 핵심 사안이었다. 2015년 10월을 기점으로 이른바 '0교시'로 불린 보충수업과 '야자'가 사라졌고 체벌 대신 상벌점제가 도입됐다.

학생인권조례 초기엔 교사의 생활지도를 두고 교육 현장에서 불협화음이 나왔다.


보충수업 금지·체벌 대신 상벌점 등
초기 교사 생활지도 현장 불협화음

 

학생인권조례 시행 100일을 맞아 열린 간담회를 전한 경인일보 기사(2011년 1월 14일자 1면)에 따르면 수성고 한현성(당시 2년)군이 "이전에는 학교에서 교복을 전혀 수선하지 못하게 했는데 조례 공포 이후 학생들 모두 교복을 몸에 딱 맞게 줄이는 상황이 벌어지는 등 오히려 학업 분위기가 흐려졌다"'고 말하는가 하면 동백고 최홍서(당시 2년)군이 "상벌점제가 상점과 벌점을 같이 주며 학생을 올바르게 자라게 하는 제도인데 선생님이 내키는 대로 할 수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당시에도 석우중 최세헌(3년)군이 "조례공포 이후 학생들과 선생님들 사이에 불화가 늘었다. 학생들에게 자유를 주는 것은 당연하지만, 책임을 심어주는 대책이 필요하다"며 학생 입장에서 조례에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경기도교육청에 마련된 추모공간 (18)
25일 오전 경기도교육청 지하 1층에 마련된 교내에서 극단적 선택을 한 서이초 교사의 추모공간을 찾은 조문객들이 추모 메세지를 남기고 있다. 2023.7.25 /최은성기자 ces7198@kyeongin.com

지난 2019년 경기도 학생인권조례는 재정비를 맞는다. 학생인권 보호책임의 주체와 역할을 명확히 하고 학생인권옹호관·경기도학생인권심의위원회의 비밀 유지 의무를 강화하는 등 학생 인권을 강화하는 보완 입법이 이뤄졌다.

지난해 지선때 수정 필요 의견 제기
"정당한 교육활동 보장 효과있을것"

학생인권조례에 수정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된 건 지난 2022년 지방선거에서다. 13년 만에 보수교육감이 된 임태희 경기도교육감은 선거 과정에서 학생 인권과 교권이 균형을 갖출 필요가 있다며 교권 강화를 천명했다. 다만, 학생인권의 후퇴보단 교권 강화에 방점을 찍어 균형을 회복한다는데 초점을 맞췄다. 

서이초 교사 사망사건을 계기로 학생인권조례 수정이 사회적 의제로 부상한데 대해 현장 교사들은 대체적으로 환영의 뜻을 밝혔다. 경력 8년 차 고등학교 교사 A씨는 "학생 인권 조례에 교사의 정당한 교육활동을 보장하도록 의무를 설정한다면 상징적인 효과가 있을 것"이라면서도 "문제는 학생이라기 보다는 일부 학부모"라며 "학생 인권이 후퇴함으로 교사 인권이 신장한다고 여기는 현장 교사는 없다"고 말했다.

5년 차 중학교 교사 B씨는 "문제 학생이 있어도 주변에 말을 하지 못하는 게 교사 입장이다. 자칫 자질 없는 교육자로 비칠까봐 동료에게 말도 못하고 속앓이를 하는 경우가 다반사"라며 "소송을 당한 교사를 보호할 법적 장치를 마련하는 것, 교사가 주변에 직업인으로서의 어려움을 터놓고 얘기할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신지영기자 sjy@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