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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성남시 분당구 카카오 판교아지트의 모습. /경인일보DB

웹젠, 네이버 등에 이어 이번엔 카카오 노동자들이 판교 IT업계를 흔들 전망이다. 카카오엔터프라이즈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등 카카오 계열사들이 연이어 희망퇴직 등에 돌입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어서다. 카카오 노동조합은 26일 단체 행동에 나설 예정이다.

25일 카카오 등에 따르면 카카오 계열사 중 카카오엔터프라이즈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임직원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받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1천176명 규모의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클라우드 사업 중심으로 조직을 개편하기 위해 지난 17일부터 희망퇴직을 받고 있다.

1천327명 규모인 카카오엔터테인먼트도 지난달부터 인력 선순환 취지로 경력 10년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퇴직 준비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모기업이 카카오게임즈인 엑스엘(XL)게임즈도 서비스 종료가 예고된 '아키에이지' 개발자들을 대상으로 최근 희망퇴직을 받기 시작했다.

일부 적자 계열사 접수… 확산 우려
노조 "사실상 구조조정" 오늘 집회

이 같은 희망퇴직 움직임은 사실상 경영난과 무관치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들 계열사들은 상장을 통해 몸집을 키우고 외부자금을 유치할 계획이었지만 증시 상황이 좋지 않아 어려운 상황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카카오엔터프라이즈의 지난해 영업손실은 1천406억,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138억원으로 나타났다.

내부에선 다른 계열사로 구조조정이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도 번지고 있다. 카카오 본사 소속 4년차 직원 A씨는 "아직 희망퇴직 대상은 아니지만 아무래도 불안한 마음이 들긴 한다"고 말했다.

민주노총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카카오지회는 무책임 경영을 규탄하고 고용 불안 해소를 요구하기 위해 26일 집회를 개최한다. 김범수 센터장에게 항의 서한을 보내고, 조합원들이 참여하는 피켓시위를 여는 등의 단체 행동을 벌일 계획이다.

서승욱 카카오 노조 지회장은 "사실상 희망퇴직이라고 하지만 업계에선 구조조정이라고 본다. 게임업계에선 희망퇴직을 권하고 받아들이는 게 관행인 상황"이라며 "사측이 구조조정 규모나 확산 등에 대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카카오엔터프라이즈 관계자는 "상장 문제에서 빚어진 게 아닌 조직개편 취지"라며 "희망퇴직 규모나 향후 계획 등은 아직 정해진 바 없다"고 했다.

/김동한기자 dong@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