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
서승욱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카카오지회장이 26일 오후 성남시 카카오판교아지트 앞 광장에서 열린 '무책임 경영 규탄·고용 불안 해소를 위한 카카오 공동체 1차 행동'을 마친 후 항의서한을 전달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2023.7.26 /최은성기자 ces7198@kyeongin.com

"무책임 경영, 회전문 인사, 브라이언(김범수 카카오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 사과하라."

최근 카카오 계열사들의 연이은 희망퇴직 단행으로 고용 불안이 심화하자, 카카오 노조가 단체 행동에 나섰다.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카카오지회(이하 노조)는 26일 낮 12시께 성남시 판교 카카오 아지트 앞에서 집회를 열고 김범수 센터장에게 항의서한을 전달했다.

최근 희망퇴직 등 구조조정에 돌입한 카카오엔터프라이즈·카카오엔터테인먼트·엑스엘(XL)게임즈 노동자들을 비롯해, 화섬식품노조 수도권지부 IT위원회 등 300여 명이 참석했다.

'판교 아지트' 앞 집회·항의 서한
구조조정 관련社 등 300여명 참석
"회사가 노동자에 책임 전가" 규탄


집회에서 이들은 계열사의 재정 위기가 경영진의 경영 실패에서 비롯된 것이면서도 회사가 노동자에게 책임을 전가한다고 주장했다.

또 카카오엔터프라이즈의 현 경영 실패와 관련 있는 백성엽 전 대표를 지난 5월 보수를 받는 비상근 고문으로 위촉한 것도 문제 삼았다.

오치문 노조 수석부지회장은 "회사가 어려워지면 고통을 감내해야 한다는 것을 알지만 그 고통은 직원들에게만 전가해선 안 된다. 현 사태의 원인은 경영 실패임에도, 백상엽 전 대표는 사과도 없이 떠나더니 고문으로 계약해 아직까지 회사 곳간을 털고 있다"고 지적했다.

노조는 항의서한에 대한 답변이 없을 경우 8~9월 단체협약 협상을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다. 서승욱 노조 지회장은 "항의서한은 카카오 CA협의체(전 CAC) 인사 담당이 수령했고 전달될 것"이라며 "백 전 대표의 선임과정에서 견제나 감시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했는지는 의문이다. 경영진의 인사 검증 시스템이 없었다"고 강조했다.

집회 참석자 중엔 현재 구조조정을 진행하지 않고 있는 계열사 직원도 있었다. 카카오모빌리티 소속 개발자 A(36)씨는 "회사 상황이 좋지 않은 것 같아 참석하게 됐다. 아직 모빌리티는 희망퇴직을 받고 있지 않지만 걱정은 된다"고 말했다.

/김동한기자 dong@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