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적으로 무죄… 서훈 받는다면 품격 높여야" 죽산 조봉암 선생 64주기 추모식

입력 2023-07-31 20:57 수정 2023-07-31 21:06
지면 아이콘 지면 2023-08-01 1면

죽산 조봉암 선생 64주기 추모식12
조봉암 선생 64주기 추모식이 열린 31일 오전 서울시 중랑구 망우역사문화공원 죽산묘역에서 김교흥·박찬대 국회의원, 도성훈 인천시 교육감, 지용택 새얼문화재단 이사장, 차준택 부평구청장, 박남춘 전 인천시장 등 헌화를 마친 참석자들이 묵념을 하고 있다. 2023.7.31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독립운동가이자 한국 정치계 거목 죽산 조봉암(1899~1959) 선생의 64주기 추모식이 31일 오전 11시 서울 중랑구 망우역사문화공원 죽산묘역에서 엄수됐다. 이날 추모식에 참석한 주요 인사들은 최근 언급되고 있는 '독립유공자 서훈' 가능성(7월18일자 1면 보도=[뉴스분석] 여야 모두 재조명 나선 조봉암)에 대해 각자 의견을 덧붙이며 죽산 조봉암 선생의 업적을 기렸다.


참석자들 서훈 가능성 놓고 의견
진보당 형사사건기록 출판기념회도


추모식에는 이모세 죽산조봉암선생기념사업회 회장과 유족, 김교흥·박찬대 국회의원, 이정미 정의당 대표, 지용택 새얼문화재단 이사장, 도성훈 인천시교육감, 박남춘 전 인천시장, 차준택 부평구청장, 홍미영 전 부평구청장 등 각계 인사들이 참석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심상정 국회의원을 비롯해 국민의힘 조강현 고문 등 여야 정치권 인사들이 보낸 화환도 묘소 주변에 놓여 있었다.

참석자들은 추도사를 통해 최근 급부상한 죽산 조봉암 선생의 서훈 문제에 대해 언급했다. '진보당 사건'으로 간첩죄 누명을 쓰고 1959년 국가로부터 '사법살인'을 당한 죽산 조봉암 선생은 2011년 재심에서 무죄 선고로 복권됐다.



죽산 조봉암 선생 유족들은 이후 세 차례 국가보훈처(현 국가보훈부)에 독립유공자 서훈을 신청했지만, 친일 흔적이 있다는 이유로 서훈은 보류됐다. 조선총독부 기관지 '매일신보' 1941년 12월23일자 신문에 실린 '국방성금 150원 헌납' 기사가 서훈 보류의 근거다.

그러나 최근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에 이어 한동훈 법무부 장관 등이 죽산 조봉암 선생을 재평가해야 한다는 취지로 발언하며 국가보훈부가 죽산 조봉암 선생의 서훈을 검토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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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산 조봉암 선생의 64주기 추모식이 31일 오전 11시 서울 중랑구 망우역사문화공원 죽산묘역에서 엄수됐다. 2023.07.31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이와 관련 김교흥 의원은 "죽산 조봉암 선생의 서훈 문제와 관련해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서 계속 얘기하고 있다"며 "최근에 정부가 (서훈과 관련해) 많은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했다. 이어 "(죽산 조봉암 선생은) 법적으로도 무죄가 됐고 오랜 시간이 흘렀기 때문에 서훈을 받는다면 품격을 높여야 한다"며 "여야를 떠나 훌륭한 분을 잘 기려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10년 넘게 이어진 서훈 문제에 대해 회의적 반응도 있었다. 지용택 이사장은 "죽산 조봉암 선생의 서훈 문제는 때만 되면 거론된다. 정부가 서훈을 주는 건 고마운 일이나 구걸해서는 안 된다"며 "죽산 조봉암 선생은 이미 국민으로부터 서훈을 받았기에 (정부에) 서훈을 달라고 목맬 필요가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죽산 조봉암 선생 묘 뒤에 비문이 없다는 건 그만큼 탄압받고 어둡고 괴로운 시기에 미래를 보고 가신 분이라는 뜻"이라며 "조봉암 선생이 가려고 했던 그 먼 길에 대해 깊이 생각하고 공부하면서, 그 뜻이 크게 퍼지길 바란다"고 했다.

한편, 이날 추모식에서는 '진보당 사건' 수사·공판 기록 원본을 한글 활자 문서로 전환, 독해해서 엮은 책 '진보당 형사사건기록' 출판기념회도 열렸다.

진보당 형사사건기록 연구·출판을 주도한 전현수 경북대 사학과 교수는 "진보당 형사사건기록은 진보당 동지들이 피를 흘려 투쟁한 역사 기록들"이라며 "이 사료집은 진보당의 사회적 민주주의에 대한 이해를 진전시키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관련기사 3면([인터뷰] 이모세 기념사업회장 "죽산의 예지력… 지금 시대에도 다 맞아")

/유진주기자 yoopearl@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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