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호선 검단지역 현수막
서울 지하철 5호선 연장사업 노선 결정과 관련해 인천 서구측 주장을 담은 현수막이 검단신도시 김포 경계지점에 걸려 있다. 2023.8.2 /김우성기자 wskim@kyeongin.com

서울 지하철 5호선 연장사업 노선을 놓고 김포와 인천 검단 간 지역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김포골드라인 혼잡도가 여전히 심각한 수준을 면치 못하는 가운데, 신속한 사업 추진을 위해 정부가 적극적으로 중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지난 5월21일 김병수 김포시장과 강범석 인천 서구청장은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회(이하 대광위)에 5호선 노선 결정을 맡기는 내용의 협약을 체결했다. 김포시가 추후 방화동 건설폐기물처리장을 수용하게 될 경우 서구 영향권 바깥에 둔다는 조건으로, 대광위 조정을 충실히 따르기로 합의한 것이다.

시장·구청장 노선결정 따르기로 한
대광위협의체 4차례에도 결론 못내


이전까지 양측은 각자에 유리한 노선안을 내세우고 있었다. 김포시는 고촌·풍무를 거쳐 검단에 1~1.5곳(인천 불로동·김포 감정동 경계)만 들르는 노선, 서구는 'U'자 형태로 검단지역 3곳에 역사를 놓는 노선을 추진하며 평행선을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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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 서구가 21일 경기 김포시와 서울지하철 5호선 김포·검단 연장사업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협약식서 기념 촬영하는 강범석 서구청장(왼쪽부터),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김병수 김포시장. 2023.5.21 /연합뉴스

이후 두 지자체장의 전격 합의에 따라 주민들은 5호선 연장이 속도를 낼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대광위 협의체를 4차례 가동하고도 결론이 나지 않았고, 그러는 사이 지역 간 갈등은 감정싸움 양상으로 번졌다.

국민의힘 박진호·홍철호 김포갑·을 당협위원장은 지난달 "인천 서구에 3개 역사를 설치하는 우회노선으로 결정된다면 여당 정치인으로서 책임을 통감해 모든 선출직 공직에 출마하지 않겠다"며 5호선 김포직선화(검단 1~1.5군데)를 주장하고 나섰다. 뒤이어 김포원도심총연합회는 인천시에 대광위 직권중재안 수용을 강력히 촉구했다.

그러자 더불어민주당 신동근(인천서구을) 국회의원은 "5호선은 20대 총선 공약으로 내가 처음 제시한 것"이라며 "단순히 '많이 우회한다'는 김포의 주장은 납득이 안 가고 그런 이유라면 김포도 시네폴리스쪽이 아니라 고촌에서 검단으로 오는 직선노선으로 해야 한다"고 날을 세웠다.

또 국민의힘 서구의원들은 "김포 정치권의 지역이기주의가 도를 넘어선다"고 비판하는 한편, 김포 경계지점에 '김포야 검단이 도와줄게 5호선 같이 가자'라는 현수막을 내걸어 김포시민들을 자극했다.

'직권중재안 수용' vs '지역이기주의'
"경제성·합리성 근거 빨리 결정해야"

현재 김포시민들은 4만6천세대 김포 콤팩트시티 광역교통대책 겸 골드라인 안전대책으로 5호선이 추진된 점, 김포시가 건폐장 처리를 희생해가며 서울시와 합의를 이끌어낸 점을 들어 김포가 중심이 되는 노선을 요구하고 있다.

서형배 김포검단시민연대 위원장은 "대광위 중재에 따르기로 한 협약은 반드시 지켜져야 하며, 골드라인 안전사고 예방과 지역갈등 최소화를 위해 대광위는 경제성과 합리성에 근거한 노선으로 하루빨리 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포/김우성기자 wskim@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