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오후 성남시 서현역 일대에서 묻지마 흉기 난동 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경찰이 현장을 통제하고 있다. 2023.8.3 /최은성기자 ces7198@kyeongin.com
퇴근길 성남시 서현역 인근 백화점에서 20대 남성이 흉기를 휘둘러 14명이 크게 다치는 난동이 벌어졌다.
3일 경찰에 따르면 이날 오후 5시55분께 경기 성남시 분당구 AK플라자 백화점 인근에서 차량으로 인도를 들이받고, 백화점 내부에서 칼부림이 벌어졌다. 이 사건으로 12명이 크게 다치고 2명이 경상을 입는 등 모두 14명이 부상을 입었다. 이중 차량 충돌 사고로 5명, 흉기 난동으로 9명이 피해를 입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오후 6시5분께 20대 남성 용의자를 특정해 긴급 체포했다.
[[관련기사_2]] 이날 오후 7시께 찾은 현장은 사건 발생 후 황급히 현장 통제가 시작되고 백화점 직원들이 현장을 빠져 나가기 시작했다. 현장 목격자와 백화점 직원들의 증언을 종합하면 용의자는 차량을 몰며 백화점 2층과 연결된 외부 버스터미널 정류장 인도를 들이받은 뒤 내부에 진입해 무차별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던 것으로 파악됐다.
당시 상황을 목격했다는 A씨는 "경차 한 대가 백화점 2층과 연결돼 있는 버스정류장 인근 인도를 침범하며 사람들을 쳤고, 검은색 후드티를 입고 마스크를 쓴 한 명이 경차에서 내리면서 옷으로 온 몸을 가린 채 흉기를 휘두르며 다녔다"면서 "무차별적으로 손을 좌우로 흔들면서 휘둘렀고, 대상을 특정하진 않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백화점 1층 매장 직원 B씨는 "사람들이 갑자기 비명 지르면서 이리저리 뛰어다니길래 직감적으로 위험한 상황이라는 생각에 문을 잠구고 안에서 손님들과 직원들 같이 대기했다"면서 "잠시 후 백화점에서 내부 직원들 다 밖으로 나가라는 안내방송이 나오고 그제서야 문 열고 나와 대피"했다면서 현장의 급박함을 설명했다. 1층 직원 C씨도 "(용의자가) 2층과 1층을 오가면서 무차별로 흉기 휘둘러 범행하면서 사람들이 우왕좌왕 뛰어다니며 갑자기 소란스럽게 됐고, 보완요원도 제지하는 와중 찔렸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3일 오후 성남시 서현역 일대에서 묻지마 흉기 난동 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용의자가 인도로 돌진한 차량이 세워져 있다. 2023.8.3 /최은성기자 ces7198@kyeongin.com
이 밖에도 온라인에서는 SNS를 통해 범행 영상이 공유되면서 파장이 커지고 있다. 현장 인근 시민들은 용의자를 포함해 2~3명이 함께 움직였다는 공통된 목격담을 내놓으며 우려했지만, 경찰은 일단 용의자 1명의 단독 범행으로 보고 조사를 이어가고 있다.
한편 사태가 벌어진 뒤 백화점 출입구 및 지하층과 연결된 지하철까지 이용이 일시 통제되면서 시민들이 혼란을 겪었다. 이날 사태가 벌어진 뒤 백화점 내부에서는 매장 직원 전원 대피를 지시하는 방송이 송출되면서 수십명 인파가 뒤엉켰다. 백화점에서 지하철 연결통로로 이어지는 입구도 전면 통제돼 일부 서현역 출구에서는 대중교통을 이용하려던 시민들과 대피한 직원들이 밀집해 대기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