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서울 중구의 한 면세점 입구에서 외국인 관광객들이 입장을 기다리고 있다. 중국 부동산개발업계의 위기로 최근 중국 내수가 급격히 얼어붙으면서 중국인들의 소비 심리가 최근 재개된 중국인 단체관광의 경제적 효과를 반감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2023.8.20 /연합뉴스 |
중국이 최근 한국 단체관광을 허용했지만 디플레이션 우려 등 중국 내 경제 상황이 최악으로 치닫고 있어 그 효과가 미미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중국 관광객들의 구매력 등이 예전 수준에 못 미칠 것이란 분석도 있는 만큼 큰 기대보다는 효율적인 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20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중국의 최근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월 대비 0.3% 하락했다. 체감경기를 보여주는 CPI가 마이너스로 전환한 건 2021년 2월 이후 2년 5개월 만이다. CPI의 선행지표로 여겨지는 생산자물가지수(PPI)도 -4.4%로 10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소비자물가와 생산자물가가 모두 하락하면서 디플레이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중국 경제 상황은 인천 관광업계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중국이 한국을 포함해 자국민의 해외 단체여행 가능 국가를 확대하는 등 소비를 활성화하기 위한 정책을 펼치면서 인천 관광도 활기를 띨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특히 인천 관광은 중국 의존도가 높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중국 소비자·생산자물가 하락
기존 유커 소비력 의존 경계
의료관광·기업 특수 노려야
코로나19 사태 이전 인천항을 통한 해외관광객 중 90% 이상이 중국 노선 이용객이었다. 한중카페리는 10개 노선이 운영됐고, 크루즈도 대부분 중국에서 출발하는 상품이었다. 이 때문에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인천 관광 산업은 큰 타격을 입었다. 최근 중국의 한중카페리 여객 운송 재개 등의 조치로 관광산업이 다시 활성화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다만 중국 경제 상황으로 인해 그 효과가 제한적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인천 관광 업계도 기존 유커의 소비력을 기대하기보다는, 관광 효과를 높일 수 있는 전략을 구사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불특정 다수의 중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해 힘을 쏟기보다는 기업 인센티브 단체, 의료 관광 등 특수 목적을 가진 관광객을 유치하는 등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것이다. 국내 백화점 면세 업계 등도 중국인 관광객만을 위한 프로모션을 지양하고 수요층을 다변화한 마케팅 전략을 펼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진영(인천관광마이스포럼 마이스분과위원장) 인천대 무역학부 교수는 "중국 상황이 좋지 않아 성급한 기대는 좋지 않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중국 의존도가 너무 높아지는 것도 경계해야 할 부분"이라며 "인천은 모든 수요를 가져온다는 생각보다 의료 관광, 20·30대 젊은 층 등 세밀하게 타깃을 정하고 마케팅을 펼치는 것이 지역 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운기자 jw33@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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