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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가 21일 시 등록문화재로 등록 고시한 인천 미추홀구 수봉북로 34에 있는 '부용암 응진전'의 모습. 2023.8.21 /인천시 제공

인천 미추홀구 수봉산 자락에 있는 사찰 '부용암 응진전'이 인천시 등록문화재가 됐다.

인천시는 21일 인천 미추홀구 수봉북로 34에 있는 부용암 응진전을 등록문화재로 등록했다고 고시했다. 부용암은 비구니 사찰로, 한국전쟁 직후 피난민을 위한 쉼터로 공간을 내어주고 많은 전쟁고아를 보살폈다고 전해진다.

인천에서 사찰 내 전각이 국가 보물로 지정된 사례는 강화 정수사 법당, 강화 전등사 대웅전 등이 있는데, 인천시 등록문화재에 오른 사례는 부용암 응진전이 처음이다.

한국전쟁 직후 128명 시주로 건립
전통 건축법 양식 계승 높이 평가


부용암 응진전은 한국전쟁 직후인 1958년 건립됐다. 전통 건축 양식에서 가장 선호하는 평면 형식(정면 3칸, 측면 3칸)보다 협소한 측면 2칸 규모로 지어졌다. 전통 양식을 취하면서도 과거보다 화려한 의장(꾸밈새)을 강조했다.

전쟁 직후 부족한 물자와 어려운 경제 여건 속에서도 규모를 갖춘 종교건축물을 세우기 위해 기울인 정성이 곳곳에 표현돼 있다는 게 인천시 설명이다.

인천시 문화재위원회는 부용암 응진전이 건축 양식·규모·예술 가치 측면에서 다소 부족하지만, 한국전쟁 이후에도 과거 전통 건축법과 양식을 계승하려 했던 흔적 등이 문화재적 가치가 있다고 평가했다.

부용암 주지 선덕스님은 "부용암은 한국전쟁 이후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인천 시민 128명의 시주로 건립됐다"며 "전쟁고아를 맡아 기르면서 지역사회 자선사업에 공헌하는 등 역사적 의미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인천시 관계자는 "부용암 응진전은 한국전쟁 직후 시대성과 생활상을 반영하고 있다는 점에서 건축사적 가치를 높게 인정받았다"며 "앞으로도 근대문화유산을 꾸준히 발굴해 문화재로 등록하는 등 문화유산 가치를 확산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경호기자 pkh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