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가 없어 학생들의 원거리 통학이 불가피했던 인천 부평구 부개·일신지역에 중학교 신설 대신 초·중통합운영학교가 들어서는 것으로 가닥이 잡혔다. 다만 학부모들이 반대 의견을 내비치고 있어 통합운영학교가 도입될지는 미지수다.(1월 2일자 18면 보도=부개·일신동 '중학교 확충' 다시 수면 위)

중학 없어 학생 원거리 통학 불편
신설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상황


23일 경인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부개·일신지역은 부개1동, 일신동, 구산동, 부평6동을 포함하는 곳으로 중학교가 하나도 없다. 이 때문에 학생들은 배차간격이 긴 버스를 기다리거나, 집에서 30분가량 걸어서 부평여중이나 부평동중 등을 다니는 실정이다. 통학로에는 경인도로와 경인전철 철로가 있어 사고 우려도 있다.

인천시교육청은 중학교 신설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부평구 지역 학령인구가 꾸준히 줄어들고 있는 데다, 학교가 들어설 만한 부지도 확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또 부평구의 경우 기존 21개 중학교에 모든 중학생을 수용할 수 있어 교육부의 학교 신설 기준에도 아예 맞지 않는다. 

 

인천시교육청이 대안으로 제시한 통합운영학교는 학령인구 감소에 대응해 하나의 부지에 초·중학교 또는 중·고등학교로 묶어서 운영하는 학교를 말한다. 인천에는 서구 경연초중학교와 청호초중학교가 있다. 학교 신설은 교육부의 승인이 필요하지만, 통합운영학교는 교육감 재량으로 결정할 수 있어 초·중통합운영학교 추진으로 방향을 잡았다.

운동장 등 시설 분배·학생 마찰 우려
"저학년 아이일수록 폭력 노출 걱정"

관건은 학부모들을 어떻게 설득하느냐다. 인천시교육청은 지난 21일부터 다음 달 3일까지 관련 설문조사를 할 예정인데, 현재 통합이 논의되는 일신초·동수초·부개초·금마초 학부모들은 물론 중학생 학부모들도 통합학교에 대부분 반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학교를 합치면 학생들이 운동장 등 수업시설도 나눠 써야 하는 데다, 초등학생과 중학생 간 마찰도 우려된다는 이유에서다.

A초등학교 학부모는 "특히 저학년 학생을 자녀로 둔 학부모일수록 아이들이 다양한 폭력에 노출될 수 있다는 걱정이 많다"며 "다음 달 2일 학부모들은 물론 일반 주민들까지 참석하는 총회가 열릴 예정인데, 총회와 설문조사 결과를 보고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결정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인천시교육청 학교설립과 관계자는 "일조권이나 교육환경평가 등 조건까지 충족한다면 교육청 차원에서 초·중통합운영학교를 신설할 수 있는 여건은 마련됐다"며 "가장 중요한 것은 주민들의 의견이다. 설문조사 결과 주민들이 통합학교를 원하지 않는다면 다른 방안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희연기자 khy@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