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부평구청이 인천퀴어문화축제의 부평역 광장 개최를 허락하지 않아 성 소수자 단체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23일 경인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29개 시민사회단체가 참여하는 인천퀴어문화축제 조직위원회(이하 조직위)는 다음 달 9일 부평역 광장에서 제6회 인천퀴어문화축제를 개최하겠다며 광장 사용 신청서를 이달 9일 부평구청에 제출했다.

신청기간 어겨 접수에도 광장 허가
區 "담당자 실수 탓… 규칙 재점검"


부평구청은 행사 당일 부평문화재단과 부평역 광장 사용을 협의하고 있다는 이유로 축제 개최가 어렵다고 조직위 측에 통보했다. 하지만 조직위가 부평문화재단에 문의해 보니 재단은 행사 당일이 아닌 일주일 뒤에 부평풍물대축제 사전 공연을 진행할 계획을 세우고 있었다. 조직위가 확인한 결과, 다음 달 9일에는 한 기독교 단체가 이미 부평역 광장 사용을 승인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심지어 해당 기독교 단체는 '인천시 부평구 역전광장의 사용 및 관리에 관한 규칙'에 정해진 신청 기간을 어겼는데도 부평구청은 허가해줬다. 관련 규칙에는 광장을 사용하려면 행사 60일 전부터 신청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는데, 해당 단체는 5일이나 앞선 지난달 6일 사용 신청서를 냈다.

조직위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부평구가 퀴어문화축제 개최를 불허하려는 행정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조직위 관계자는 "부평구청 담당자는 부평역 광장 사용을 신청한 조직위에 제대로 된 정보를 알리지 않았고, 절차에 맞지 않게 접수된 사용 신청서를 그대로 받아들였다"며 "이는 인천퀴어문화축제를 의도적으로 배제하려는 행정으로 보인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조직위는 규칙에 맞지 않게 사용 신청을 한 단체의 허가를 취소하고, 인천퀴어문화축제를 위한 광장 사용을 승인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와 관련해 부평구청 교통행정과 관계자는 "담당자의 실수 때문에 빚어진 것일 뿐 의도적으로 퀴어문화축제 개최를 방해하려는 것은 아니"라며 "앞으로 비슷한 사례가 생기지 않도록 관련 규칙을 다시 점검하겠다"고 해명했다.

퀴어문화축제는 LGBT(레즈비언·게이·양성애자·성전환자) 등 성 소수자 인권과 성적 다양성을 알리는 행사로 2000년 서울에서 처음 개최된 이후 전국 각 지역에서 해마다 열리고 있다. 인천에서는 2018년부터 행사가 개최되고 있으며, 올해는 다음 달 9일 부평시장 로터리 일대를 중심으로 열릴 예정이다. 

/김주엽기자 kjy86@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