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24일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를 시작했다.
후쿠시마 원전 운영회사인 도쿄전력은 이날 오후 1시께 다핵종제거설비(ALPS)를 거쳐 후쿠시마 원전 부지 내 저장탱크에 보관됐던 오염수를 바닷물과 희석해 약 1㎞ 길이의 해저터널을 이용, 원전 앞바다에 방출했다. 정부가 오염수 처리 방식을 해양 방류로 결정한 지 2년 4개월 만이며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발생한 지 약 12년 반 만이다.
앞서 일본 정부가 해양 방류를 결정함에 따라 도쿄전력은 오염수 약 1t을 희석 설비로 보낸 후, 바닷물과 혼합해 대형 수조에 보관하고 있었다. 도쿄전력은 수조에서 채취한 표본의 삼중수소 농도가 기준치인 ℓ당 1천500㏃보다 낮았다고 밝혔다.
도쿄전력은 하루에 약 460t의 오염수를 바닷물에 희석해 17일간 방류한다. 이렇게 방류된 오염수는 모두 7천800t이다. 내년 3월까지 방류할 것으로 예상되는 오염수는 3만1천200t이며 현재 보관 중인 오염수의 2.3% 수준이다.
전체 2.3%·3만1200t 내년 3월까지
IAEA, 안전기준 평가후 자료공개
한덕수 "양국 합의 벗어나면 제소"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방류 첫날인 이날부터 현장에서 배출되는 오염수가 안전기준에 부합하는지 감시·평가한 뒤, 자료를 실시간 공개한다는 계획이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일본의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가 시작된 직후 대국민 담화문을 통해 "일본의 오염수 방류가 한일 양국 합의를 벗어나면 즉각 방류 중단을 요청하고 국제해양법재판소에 제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 총리는 "방류 문제는 국민 건강과 안전이 최우선이고, 이 두 방안을 확보해야 한다는 것은 분명하다"며 "오염수 방류 초기에는 일본 측으로부터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받을 것"이라고 했다. 69개 핵종 중 39종은 (현재) 발견 안 되는데, 69종을 다 보겠다는 설명이다.
그러면서 "오염수 방류가 아예 없었다면 가장 좋았겠지만, 지금 상황에서 국민 여러분께서 과도하게 걱정하실 필요는 없다는 것이 전 세계 전문가의 공통된 의견"이라며 "정부를 믿고, 과학을 믿어주시기 부탁한다"고 말했다.
일본 수산물에 대한 수입규제는 유지하겠다고 했다. 한 총리는 "일본산 식품 수입규제가 완화 또는 해제돼 식탁의 안전에 영향이 있지 않을까 걱정하시는 국민들이 계시는데 단연코 그런 일은 없을 것"이라며 "국민들이 안심할 때까지 현재 수입규제조치를 유지할 계획이며 더 이상의 염려는 불필요하다는 것을 분명히 밝힌다"고 말했다.
연안어업인연합 "우리 수산물 안전"
日 대사관 진입 시도 학생들 체포
한편 한국연안어업인중앙연합회는 이날 호소문에서 "국제기구와 저명한 과학자들이 밝혔듯 우리 바다, 우리 수산물은 절대 안전하다"며 "이제 우리 바다가 오염된다는 괴담을 믿는 어업인과 국민은 없을 것이라 믿는다"고 밝혔다. 연합회는 또 "괴담에 따라 어업을 포기할 것인지, 과학을 믿고 우리 수산업을 선진화할 것인지, 이제 선택해야 한다면 과학을 믿고 수산업 선진화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수협중앙회를 비롯한 수산단체가 참여하는 '일본 원전 오염수 대책위원회'는 성명서를 내고 "원전 오염수 방류 이후 기준치 이상의 방사능 물질이 수산물에서 검출될 경우 조업을 전면 중단하겠다"고 말했다.
시위 집회도 이어졌다.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에 반대하는 '후쿠시마 오염수 투기 반대 대학생 원정단'과 진보대학생넷 소속 대학생 16명이 주한 일본대사관에 진입하려다가 모두 경찰에 체포되기도 했다. → 관련기사 2·3면(국민 밥상에 '비상등' 켜지자… '일본 수산물 전면 금지' 급부상)
/오수진·신현정기자 god@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