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현재 운영 중인 청라소각장. /경인일보DB |
인천시 행정 자문기구인 시정혁신단이 24일 제안한 '인천시 폐기물 정책 전환'은 인천시가 현재 추진하는 권역별 자원순환센터(소각시설) 확충 구상의 틀을 깨자는 것이다.
인천시는 2021년 7월부터 권역별 자원순환센터 확충을 추진하고 있으나, 현재까지 기존 시설을 유지하는 남부권(미추홀구·연수구·남동구)을 제외한 단 한 곳도 신규 건립 후보지를 정하지 못했다.
이날 시정혁신단이 인천시의회 의원총회실에서 개최한 '폐기물 정책 전환 정책간담회' 좌장을 맡은 김송원 시정혁신단 부단장은 "인천시 주도로 자원순환센터 입지 후보지 용역을 추진해 후보지를 정하는 방식이 논란이 됐다"며 "법률상 폐기물 처리 주체는 기초자치단체이므로 인천 각 군·구가 숙의 과정을 거쳐 각자 해결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했다.
서부권 후보지 제시 '주민 반발'
나머지 권역도 같은상황 가능성
최근 인천시 주도로 진행한 서부권(중구·동구·옹진군) 자원순환센터 입지선정위원회가 중구 영종도 일대 5곳을 후보지로 제시했다가 지역 주민 반발로 센터 입지 선정 절차 자체가 멈췄다. 앞으로 자원순환센터 입지를 찾아야 하는 북부권(서구·강화군), 동부권(부평구·계양구)에서도 서부권과 유사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게 김송원 부단장 설명이다.
시정혁신단은 권역별 자원순환센터 확충 구상과 무관하게 인천 10개 군·구가 모두 공론화 과정을 거쳐 소각시설 필요성, 시설 유치 조건·혜택 등을 이해하도록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소각시설 유치 지역은 각종 법령에 따라 난방(폐열) 지원, 반입수수료와 반입협력금 수입, 고용 등 혜택이 있다. 소각시설이 없어 다른 지자체로 폐기물을 보내야 하는 지역은 반입수수료와 반입협력금 부담(소각시설 보유 지자체), 폐기물 선별장 등 처리시설 의무화 등을 이행해야 한다.
이한구 시정혁신단 위원은 "반입협력금 제도가 도입되면 부평구 기준으로 소각시설이 없다고 가정할 때 연간 100억원 가까운 재정을 부담할 것으로 추산된다"며 "앞으로 환경기초시설을 기피하는 지역은 어떤 책임을 지고 의무를 이행해야 하는지 인식해야 한다"고 말했다.
각 군·구 숙의과정 거쳐 해결을
개발 연계 등 인센티브 발굴해야
시정혁신단은 자원순환센터 건립 지역에 대한 현행 지원 제도를 넘어선 도시개발사업 연계 등 추가 인센티브를 발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가령 중구 영종 지역이 후보지로 제시된 서부권 자원순환센터는 '경제자유구역 해제지(미개발지) 개발 연계형 주민 공모'로 입지 선정 방식을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 동부권은 개발제한구역 미개발지 등을 대상으로 개발 연계형 주민 공모를 검토할 수 있으며, 인천권역을 넘어 경기도 김포 북부 또는 남부 지역과 연계하는 재구조화까지도 검토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선도 사례로 꼽히는 경기도 고양시의 경우, 소각시설과 테마파크 조성을 연계한 구상으로 입지 후보지를 공모한 결과 최근 13개 지역이 시설 유치전에 뛰어들었다.
시정혁신단은 오는 10월 중 인천시가 폐기물 정책 전환 로드맵과 이행 방향을 발표하고, 연말까지 인천 군수·구청장협의회와 정책 추진 방안을 합의해달라고 제안했다.
시정혁신단은 내년 중 10개 군·구가 숙의를 통해 자원순환센터 등 환경기초시설 대책을 결정하고, 2025년부터 관련 행정 절차를 추진해야 '2026년 수도권 생활폐기물 직매립 금지'에 대비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박경호기자 pkhh@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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