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사관학교' 경동대학교, 인구절벽 위기 상아탑에 방향을 제시하다

가상기업서 쌓는 실무경험, 캠퍼스 특성화 업그레이드… 취업 역량 '초격차' 현실화
입력 2023-08-27 19:47 수정 2023-08-28 09:16
지면 아이콘 지면 2023-08-28 5면

신입생 진로취업캠프
경동대는 신입생 때부터 진로취업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올해 4월 진로취업캠프에 참여한 신입생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경동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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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동대학교(총장·전성용)는 이른바 '취업사관학교'로 불릴 만큼 높은 취업률로 유명한 대학이다. 교육부가 매년 말 발표하는 '건강보험 및 국세 DB 연계 취업통계'에서 중대형(졸업생 1천500명 이상) 대학 취업률 1위 자리를 3년째 굳건히 지키고 있다. 이 정도면 우연이 아니라는 얘기다.

지난해 기록한 취업률 78.6%는 요즘 같이 극악의 취업난 속에서 입이 떡 벌어질 수치다. 이처럼 막강 취업역량을 자랑하는 경동대가 최근 유망학과 이전과 대학혁신지원사업으로 더 높은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현재 운영 중인 특성화 캠퍼스의 강점을 극대화하고 학내에 실제 같은 취업생태계를 조성해 취업역량에 있어 '초격차'를 달성하겠다는 야심 찬 비전을 띄웠다.



인구절벽으로 정원 미달 대학이 여기저기서 속출하고 취업시장은 갈수록 '바늘구멍'이 되는 상아탑의 위기 속에 경동대의 혁신전략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작년 취업률 78.6%… 중대형 대학 중 3년째 1위
교육부 '대학혁신지원사업 우수사례' 선정 눈길
실제 기업 방불케한 ICT 활용 플랫폼 관심 집중
기본업무 숙달로 졸업땐 경력과 다름 없는 능력

공공복지정보관리·군사·사회복지·호텔관광경영학과 등
2024학년도부터 양주캠서 4개 학과 신입생 모집
산업수요 중심 인재 양성… 특성화 장점 고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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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동대학교 상징탑. /경동대 제공

■ ICT로 캠퍼스 취업생태계 확장


경동대가 캠퍼스에 구축한 취업생태계는 지난해 교육부가 대학혁신지원사업 우수사례로 선정하며 여러 대학이 벤치마킹을 위해 눈여겨보고 있다. 그중에서도 다른 대학으로부터 취업지원사업의 신기원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건 첨단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한 가상 취업생태계다.

경동대에는 실제 기업을 방불케 하는 가상의 기업이 운영되고 있다. 'KDU Corp.'란 가상회사는 실제 기업과 같이 인프라사업부, ICT 사업부 등 5개 사업부와 인사, 총무, 재무 등 지원조직을 갖추고 운영되며 신입사원도 채용한다. 모든 업무는 회사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지시되고 보고된다.

학생들은 이 가상기업에서 기업에서 통용되는 업무 대부분을 경험하고 익힐 수 있다. 예를 들면 그룹웨어와 회계·ERP 소프트웨어를 사용해 기안서를 올리고 결재를 받는 것에서부터 업무 메일 송수신, 재고 파악, 생산·회계 관리, 영업·구매 관리 등 기업 업무 전반을 경험하게 된다. 이 가상 취업세계에서는 학생들이 일반 직장인들이나 다름없는 생활을 하게 된다.

경동대가 이 플랫폼을 운영하는 건 현재 크게 달라진 인력채용 경향 때문이다. 요즘 취업시장에서는 이름만 신입이지 경력자 같은 지원자를 원하고 있다. 입사해서 기초업무를 배우느라 허비하는 과정을 생략하고 곧바로 본업의 성과를 내는 신입사원을 뽑는다는 것이다.

이런 취업시장의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재학 중에 웬만한 기본업무에 숙달해 졸업할 수 있는 취업지원시스템이 필요했다. 가상세계를 활용한 취업생태계는 이처럼 학생들에게 실무지식과 경험을 쌓을 수 있는 인턴 기회를 제공한다.

경동대는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학생들이 취업경쟁이 치열한 국내에서 눈을 돌려 해외로 진출할 수 있는 교두보 마련을 구상하고 있다. 특히 의료계열 전공자는 해외에서 인력수요가 많아 이들을 대상으로 한 취업지원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이는 취업사관학교를 '국제취업사관학교'로 발전시키는 전략이다.

전성용 총장은 "국내 기업의 해외 진출이 활발한 데 비해 인력 공급은 부진한 편"이라며 "글로벌 인재양성에 집중해 어려운 국내 취업환경을 돌파할 수 있도록 대학이 적극적으로 나서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경동대-미 버지니아한의과대 업무협약
경동대는 학생들의 해외취업 지원을 위해 해외 교류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사진은 2022년 9월 열린 미국 버지니아 한의과대학교와 업무협약식. /경동대 제공

■ 양주 메트로폴캠퍼스의 부상


경동대는 캠퍼스 특성화 전략에 따라 경기도와 강원도로 학과를 분산해 3개(양주·원주·고성) 캠퍼스를 운영 중이다. 이 가운데 공공복지정보관리학과(25명), 사회복지학과(22명), 호텔관광경영학과(20명), 군사학과(26명) 등 4개 학과가 2024학년도부터 경기도의 양주 메트로폴캠퍼스에서도 신입생을 선발하게 된다.

이로써 강원도 원주 문막의 메디컬캠퍼스는 메디컬 분야 학과에 더욱 집중되고 양주 메트로폴캠퍼스는 수도권의 특수성을 살린 분야가 보강된다. 이들 학과의 합류로 양주 메트로폴캠퍼스는 모두 21개 학과로 늘어나 경동대 최대 캠퍼스로 약진하게 됐다.

공공복지정보관리학과는 병원경영행정, 보건의료정보분석 및 관리, 보험청구심사, 보건교육 등 보건산업 분야 인재를 양성한다. 의료시설과 보건복지기관이 몰린 서울을 비롯 수도권에는 의료인력 못지 않게 의료행정이나 보건행정 인력 수요도 커 전망이 밝다.

경동대는 최근 교육부로부터 보건의료정보관리교육 5년 인증을 받아 교육의 질도 보장돼 관련 학과가 드문 경기 북부지역에서 지원자가 많을 것으로 전망된다. 졸업생들의 주요 진출분야는 공공복지기관, 대학병원 및 종합병원 등 의료기관과 보건소, 보건진료소 등 보건기관,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등이다.

군사학과는 일반인들에게는 다소 생소한 학과지만 현재 군에서는 장교와 군무원 부족현상이 표면화되고 있어 전공자의 가치가 높아지고 있다. 더욱이 졸업 후 바로 임관할 수 있어 사실상 취업이 보장된다.

경동대는 장군 출신과 전술학교 교관 등 안보·군사분야 전문가를 초빙, 교수진을 꾸리고 미래 지향적 군사전문가 양성을 위한 각종 군사훈련시설도 갖췄다. 지난해 개설 1년 만에 1학년의 60%가 장교시험이나 군 장학생 선발시험에 합격하는 놀라운 성과를 보이고 있다.

군부대가 밀집한 접경지역 특성상 발전 가능성이 높다. 장교나 군무원이 아니더라도 개인 희망에 따라 일반 공무원 진출도 가능해 선택의 폭이 좁은 편도 아니다.

대학혁신지원사업 성과공유 워크숍
경동대는 지난 22일 대학혁신지원사업 성과 공유 워크숍에서 그간의 가상기업 운영성과를 공개하고 향후 발전방안을 논의했다. /경동대 제공

사회복지학과는 서울과 수도권에 집중된 인구만 보더라도 그 필요성을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경동대에선 사회복지 전문인력 양성을 목적으로 사회복지사, 건강가정사, 청소년지도사 3개 국가자격증을 비롯해 기타 관련 자격증 취득을 전폭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정부 부처, 지자체, 복지재단, 복지관, 병원 등 진출 분야도 매우 다양해 다른 학과와 비교하더라도 취업 선택의 폭이 넓은 편이다.

호텔관광경영학과는 국내 호텔관광산업의 다변화로 더욱 주목받는 학과로 떠올랐다. 과거처럼 단순히 숙박업이나 관광업으로 선을 긋지 않고 다양한 분야와 융복합되며 확장하고 있어 전문 인재가 더욱 필요한 실정이다. 경동대에선 대형 기업과 협약을 맺고 취업까지 보장해주고 있다. 호텔관광업의 인기만큼이나 취업경쟁도 치열해 취업보장은 학생들에게 매력적인 요소일 수밖에 없다.

경동대가 이들 주요 학과를 양주 캠퍼스로 포진시킨 것은 캠퍼스 특성화를 더 고도화하고 더 나은 취업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한 전략으로 보인다. 여기에 대학혁신지원사업을 통해 현재의 취업 현실에 맞는 취업지원환경을 조성해 학생들의 취업난 극복을 체계적으로 돕겠다는 의지를 엿볼 수 있다.

경동대 관계자는 "경동대의 최대 강점은 압도적인 취업률이며 캠퍼스 특성화도 이를 뒷받침하는 전략에서 나왔다"며 "양주 메트로폴캠퍼스는 산업수요 중심의 혁신 인재 양성에 특화된 캠퍼스로 이번 학과 개편이 이런 특성화를 더욱 강력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주/최재훈기자 cjh@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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