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추천작·(上) 경쟁부문] '징병제', '재봉사' 그리고… '오류동'

입력 2023-08-30 19:01
지면 아이콘 지면 2023-08-31 15면

오는 9월 14일 개막을 앞둔 제15회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이하 DMZ Docs)는 올해 다큐멘터리 영화의 역사와 전통을 바탕으로 미래를 탐색하는데 중점을 두고 다양한 작품들을 선보인다.

경인일보는 DMZ Docs 프로그래머들이 직접 선정한 경쟁부문(국제경쟁·프런티어·한국경쟁)과 비경쟁부문(베리테·다큐픽션·에세이·익스팬디드), 기획전 추천작을 두 번에 걸쳐 소개한다. 

 

마더랜드 Motherland_Still_1

■ 국제경쟁 '마더랜드'


아들 잃은 어머니·입대 앞둔 청년 담아

국제경쟁 부문은 현실을 고발하고, 진실을 탐구하는 다큐멘터리 영화의 고유한 미덕과 가치에 충실한 작품들이 선정됐다. 이 가운데 프로그래머들은 알렉산더 미할코비치 감독과 하나 바지아카 감독이 만든 '마더랜드'를 꼽았다.

2020년 벨라루스군이 통제의 수단으로 폭력과 고문을 자행해 징집병을 살해했고, 이는 억눌려 있던 대중들을 폭발하게 한다.



영화는 징병제 국가인 벨라루스에서 군인으로 생활하던 중 목을 맨 아들 사샤의 죽음을 애도하며 군대에 항의하는 운동을 지속하는 어머니 스베틀라나, 그리고 군 입대를 앞둔 청년들의 모습을 진중하게 담아냈다.

프로그래머들은 "군대 문화에 필연적으로 따르는 폭력성이 적군과 대치하기 이전에 이미 사회 내부에 전장을 만들어내는 것이 아닐까 반성하게 한다"며 "러시아를 지원하는 벨라루스에서 나타난 강렬한 전쟁 비판 이미지로, 역시 징병제 국가인 한국에서 꼭 함께 생각해 나가야 할 문제를 완성도 있게 제시한다"고 설명했다.

맘바르 피에레트 Mambar Pierrette_Still_1

■ 프런티어 '맘바르 피에레트'


감독, 사촌과 소통하며 실제·허구 교차


다큐멘터리 영화의 관성에 도전하는 미학적 모험과 새로운 영화적 비전에 전념하는 작품들로 꾸려진 프런티어 부문에서는 로진 옴바캄 감독의 맘바르 피에레트를 눈여겨 볼만하다.

새 학년의 시작을 앞둔 카메룬의 두알라시. 재봉사인 맘바르 피에레트의 작업실은 옷을 준비하기 위해 온 고객들로 붐비고, 맘바르는 그들에게 친구가 되어준다. 그러던 어느 날 폭우가 퍼붓고 작업실이 범람하는 등 그에게 잇따라 불행이 찾아오게 되는데, 이러한 상황에서도 맘바르는 꿋꿋하게 자신의 삶을 살아간다.

프로그래머들은 "카메룬의 맘바르 피에레트에게 재봉일은 가계를 꾸려가는 방법이지만, 그녀가 이웃들과 대화를 나누거나 능력을 발휘하는 매개이기도 하다"고 작품을 소개했다. 이어 "감독이 재봉사 사촌과 소통하면서 함께 만든 작품으로, 실제 이야기와 허구가 섞여 씩씩한 삶의 정수가 드러난다"고 덧붙였다.

이 작품은 '칸영화제' 감독주간에 소개돼 큰 주목을 받았다.

오류시장 Oryu Market_Still_1

■ 한국경쟁 '오류시장'


재개발 맞선 상인들 '한국적 문제의식'


한국다큐멘터리 영화가 지닌 다양한 문제의식을 주목하고 그 문제를 돌파하는 영화적 노력을 발견하는 데 주안점을 두고 선정된 한국경쟁 부문 작품들에서 프로그래머들은 최종호 감독의 '오류시장'을 추천했다.

서울 오류시장에는 40년 넘게 떡집을 운영하는 부부가 있고, 이들은 매일 새벽 가게 문을 열고 골목을 청소하며 시장을 지켜왔다. 20년 전 시장을 찾아온 개발업자들을 쫓아낸 후 상인들에게 이곳은 지켜야 하는 곳이 됐다. 오류시장의 재개발은 시장을 중심으로 형성된 삶을 보전하기보다는 투기성 사업이라 부를 만한 것이었고, 상인들은 시장을 지키기 위해 거리로 나섰다.

프로그래머들은 "우리가 살아가는 데 필수적인 시장이라는 공간이 몇몇 투기업자들에 의해 좌우되는 상황이 드러나는 반면 그에 맞서는 상인들이 인간적이면서도 단단하게 느껴진다"며 "그들의 시장이 우리 생활 공간의 일부로서 지속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두 손을 모으게 된다"고 말했다.

/구민주기자 kumj@kyeongin.com, 사진/DMZ Docs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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