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예산 삭감으로 책을 매개로 한 지역 문화행사가 중단될 위기에 처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2024년도 예산안에서 '국민독서문화증진 지원' 사업 예산 60억원 가량을 전액 삭감한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지난해 62억원이었던 이 예산은 금년도 59억원으로 줄어들었다가 2024년도에는 예산코드 자체를 폐지함으로써 전액 삭감한 것이다. 공공도서관과 서점이 추진해온 각종 독서진흥 프로그램 중단으로 지역 독서문화 확산도 적신호가 켜졌다.
'국민독서문화증진지원' 사업은 다양하게 활용돼왔다. 영유아들에게 책을 지원하는 '북스타트', 이동식 도서관인 '책 체험버스', 독서모임을 지원하는 '독서동아리활동' 등으로 독서문화의 저변을 확대하는 동력이었다. 또 공공도서관과 동네 책방에서 열리는 각종 프로그램 지원에 쓰였다.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과 한국서점조합연합회 등의 공모를 거쳐 인천을 비롯한 각 지역에서 매년 진행돼 왔다. '작가와의 만남', '심야 책방', '독서 동아리 활동', '인문학 강연' 등 각종 프로그램을 비롯해 서점별 특색을 살린 문화 행사 등이 중단될 위기에 처한 것이다.
문체부는 이 예산으로 '디지털 도서 물류지원', '소외계층 전자책 접근성 제고', '중소출판사 지원' 등에 쓰겠다는 입장이다. 도서 제작이나 유통분야 지원을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이는 '독서문화'의 순환시스템을 책을 사고파는 상업으로만 보는 편협한 시각이다. 지금까지 이 예산은 독서문화의 저변확대 효과는 책의 공급자인 저자와 출판사, 책의 최종 매개자인 공공도서관과 작은 서점들, 그리고 수요자인 주민들의 문화력을 증진하는 선순환 효과를 창출하는 데 기여했다.
'독서문화진흥사업'은 작은 책방들이 책을 매개로 작가와 독자, 서점과 주민간을 소통시키는 문화생태계의 소중한 뿌리를 일구어 왔다고 평가받았다. 우리나라 성인 1인당 종합 독서율은 47.5%이다. 성인 두 명 중 한 명은 1년 동안 책을 한 권도 읽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최하위권이다. '지역서점 활성화' 사업도 생활밀착형 공간인 서점이 지역 인문공동체를 형성하고 활성화하는 거점이 되어 시민들의 책읽는 환경 조성에 기여하는 일석삼조의 효과를 낳는 사업이다. 간신히 구축된 풀뿌리 문화생태계를 유지하기 위해서 정부는 국민독서문화증진 지원사업 예산을 되살려야 한다.
[사설] 독서문화진흥 예산 살려야 한다
입력 2023-09-07 19:43
수정 2023-09-07 19:43
지면 아이콘
지면
ⓘ
2023-09-08 15면
-
글자크기 설정
글자크기 설정 시 다른 기사의 본문도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가
- 가
- 가
- 가
- 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