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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초만 무성한 허브섬 산책로. 광주/이종우기자 ljw@kyeongin.com

광주시 팔당물안개공원 내 귀여섬은 광주시가 150억원(경기도 특별조정교부금 100억원, 시비 50억원)을 들여 '허브섬'으로 꾸미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이곳 허브섬에는 허브가 없다.

생육어려운 환경 속 80% 이상 고사
시, 2025년까지 수생식물 식재키로

고온다습한 습지로 허브가 생육하기 어려운 환경 속에서 식재한 허브가 대부분 고사했기 때문이다.

지난 12일 찾은 팔당물안개공원 내 허브섬. 허브섬 가장자리에 조성된 연꽃단지는 우아함을 뽐냈지만, 허브를 식재했던 자리와 허브 향을 맡으며 걷도록 조성된 산책로 주변에는 무성한 잡초만 뒤죽박죽 엉켜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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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브가 식재됐던 허브원 전경. 광주/이종우기자 ljw@kyeongin.com

또한 허브를 식재했던 맞은편 갈대와 물억새 들판은 풀을 모두 베어내 황량함마저 느끼게 했다.

앞서 2019년 경기First 정책공모사업에서 '경기 팔당 허브섬 휴(休)로드'로 대상을 차지해 특별조정교부금 100억원을 확보한 시는 2000년 5월 1단계 사업으로 9천828㎡ 부지에 잉글리쉬라벤더 등 허브 16종 5만2000본을 식재했다.

시는 팔달물안개공원 내 허브섬에 국내 200여 종의 허브식물 식재와 인공습지 조성을 통한 생태학습의 장으로 활용 국내 최대의 허브단지로 꾸며, 수도권 대표 관광지로 조성할 계획이었다. 특히 파생상품 판매 및 갤러리 운영을 비롯해 허브 식물 재배 등을 통해 인근 귀여리 주민들의 소득증대 사업으로도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현재 식재한 허브 80% 이상이 대부분 고사했다. 허브섬으로 조성키로 한 이곳은 지하수위보다 높아 허브 뿌리가 물에 잠겨 썩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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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브섬 우측에 있는 팔당호 연꽃 단지. 광주/이종우기자 ljw@kyeongin.com

이같은 상황에 시는 토양 개량 사업을 전면적으로 실시하지 않는 한 허브섬 내에 허브 식재가 불가능하다는 입장이지만, 토양 개량 사업을 할 경우 사업비가 눈덩이처럼 불어날 뿐더러, 국가 하천이라 토양 개량 사업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허브섬은 팔당호 상류에 위치해 있어 지역 특성상 한강수계법, 개발제한구역의 지정 및 관리에 관한 특별조치법, 수도법, 하천법, 환경영향평가법 등에 저촉될 가능성이 있어 야외무대, 육묘장, 관리사무실, 판매시설, 음식점, 푸드트럭, 주차장, 화장실 등 개발행위 및 시설 설치가 불가한 곳이다.

이와 관련 시 관계자는 "허브 생육이 불리한 환경"이라며 "허브 식재 면적을 당초 3만3천㎡에서 1000㎡로 대폭 축소하고 대신 습지에 강한 다양한 수생식물을 식재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시는 도시공원으로 전환하는 시설결정을 준비함과 동시에 허브섬 수생식물 식재 사업을 오는 2025년 12월까지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광주/이종우기자 ljw@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