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산시의회 본회의
13일 성길용 오산시의회 의장이 임시회 본회의 정회를 선언하고 있다. 2023.9.13 /오산시의회 제공

'예산 삭감'을 놓고 시작된 오산시의회와 시체육회장과의 갈등(9월12일자 5면 보도="오산시의회 비하 발언한 시체육회장 사퇴하라")이 시의회와 시장 간으로 확대되는 모양새다.

시의회 성길용 의장은 13일 열린 제278회 임시회 3차 본회의에서 "체육회장의 도를 넘은 행위에 대해 이권재 시장의 재발방지 약속과 체육회장 사퇴 시까지 본회의를 무기한 정회하겠다"며 정회를 선포했다. 이어 더불어민주당 의원 5명이 모두 퇴장했다.

이에 이권재 시장은 본회의장에 남아 "체육회와 시의회 감정으로 인해 이번 회기를 마무리하지 않고 끝내는 것은 시의회로서 존재 가치가 없다"며 "내일부터 모든 시의원을 시의원으로 대우하지 않겠다"고 받아쳤다.

정회한 본회의가 속개되지 않을 경우 회기 중의 38건 조례안 심사 결과 등 임시회 안건은 이날 밤 12시를 기해 자동 계류된다. 민주당 의원들은 이 시장의 강경 발언과 관련해 대책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도넘은 행위" 체육회장 사퇴 요구
성길용 의장, 본회의 무기한 정회

앞서 이날 임시회 본회의가 열리기 30분 전인 오전 9시30분 시청 1층 로비에서 권병규 시체육회장은 기자회견을 통해 "정제되지 않은 발언에 대해 시민들에게 유감을 표시한다"면서도 시의회에 대해 "매년 시행한 행사 예산인데 깎았다. 시의원들은 공부 좀 해야 한다. 무식한 사람들이다. 예산 삭감은 폭거다"라며 "사퇴는 제가 할 게 아니라 시의원들이 해야 한다"고 시의회를 재차 비난했다.

성 의장의 무기한 정회 선언은 이 같은 권 회장의 반박 기자회견 발언을 듣고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시장 "의회로서 존재가치 없다"
의원들, 강경발언 관련 대책 논의


한편 권 회장은 지난 9일 제35회 시민의날 체육대회 대회사 과정에서 "체육회 예산을 삭감한 시의원들을 왜 내빈으로 소개하냐. 체육회 예산을 깎은 행위는 체육인을 무시하는 처사다. 시의원들은 선거철만 인사하고 다닌다" 등의 발언을 한 바 있다. 권 회장이 언급한 예산 삭감은 시의회가 3차 추가경정예산안에 상정된 예산 3건 가운데 워크숍 예산 1천100만원을 삭감한 것에 대한 부분이다.

이에 대해 시의회는 지난 11일 여야 의원 전원이 참석한 가운데 기자회견을 열고 권 회장의 자진 사퇴를 촉구했다. 시의회는 "시민들이 모인 공개 장소에서 시의회를 비난하고 흠집을 낸 것은 향후 체육회 예산 의결 과정에서 시의회에 압력을 행사, 정치적 입지를 강화하려는 불순한 의도"라고 지적했다.

오산/김학석기자 marskim@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