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오후 인천항 수로에서 열린 '인천상륙작전 전승기념행사'리허설에서 상륙함과 구축함이 팔미도를 배경으로 진행되고 있다. 2023.09.13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
북·러 정상회담 등으로 동북아시아 정세가 급박하게 돌아가는 미묘한 시기에 열리는 역대 최대 규모 인천상륙작전 재연 행사가 국제적으로 주목받고 있다.
경인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15일 오전 9시30분 인천항 수로에서 열리는 제73주년 인천상륙작전 재연행사와 전승 기념식은 해군 함정 20여 척, 항공기 10여 대, 장병 3천300여 명 등이 투입되는 역대 최대 규모다.
특히 미 해군 강습상륙함 '아메리카함'과 캐나다 해군 호위함 '밴쿠버함'이 인천상륙작전 재연 행사에 참가할 예정이다. 아메리카함은 수직이착륙 함재기를 탑재한 중소 규모 항공모함 수준으로 알려졌다.
오늘 인천항 수로서 73周 기념행사
美 항공모함급 함정·항공기 등 투입
한·미·캐나다 해군은 재연 행사 전날인 14일 충남 태안 서해상에서 다자간 연합훈련을 실시했다. 미군 항공모함급 함정이 서해로 진입한 것은 연평도 포격전 등이 일어난 2010년 이후 13년 만이다. 인천상륙작전 재연 행사 내용 또한 군사작전을 방불케 할 것으로 예상된다.
외신도 행사에 관심이 많다. 미국 대표적 군사 전문지 '성조지'(Stars and Stripes)는 지난 6일 보도에서 미 해군 강습상륙함의 인천상륙작전 행사 참가 소식을 자세히 전하며 "선원 약 1천200명과 해병대 1천900명, 수직이착륙 함재기 등으로 구성된 함정"이라고 설명했다.
역대 최대 규모로 열리는 제73주년 인천상륙작전 재연 행사가 국제적으로 주목받고 있다. 인천상륙작전 재연 행사와 전승 기념식을 하루 앞둔 14일 인천상륙작전의 주요 상륙 지점인 중구 월미도 문화의거리에 '1950년 9월15일 유엔군 16개국의 월미도 점령작전 기념비'가 서 있다. 2023.9.14 /김용국기자 yong@kyeongin.com |
중국 언론은 미 해군 함정의 행사 참가를 '한미연합훈련'으로 판단하며 민감한 반응(9월8일자 3면 보도)을 보이고 있다. 홍콩의 대표적 신문 '사우스 차이나 모닝 포스트'는 지난 5일 보도에서 "미 해군이 중국 북부 해안에서 10년 만에 처음 실시되는 대규모 훈련에 참가할 것"이라며 "이는 중국 정부와의 긴장을 더욱 고조시킬 위험이 있는 조치"라고 했다.
해마다 '9월15일'로 정해진 인천상륙작전 재연 행사는 올해 공교롭게도 지난 13일 '군사 협력 방안'을 논의한 북·러 정상회담 이틀 뒤에 열리게 됐다. '한·미·일'과 '북·중·러' 대치 구도가 뚜렷해지고 있는 정세 속 국제전 성격을 띤 한국전쟁의 가장 상징적 전투인 인천상륙작전 재연 행사가 역대 최대 규모로 개최되는 셈이다. 세계의 시선이 쏠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인천상륙작전 재연 행사에는 정부 주요 인사와 군 장성뿐 아니라 미국, 영국, 캐나다, 그리스, 네덜란드 등 한국전쟁 참전국 주한 외교대사 30여 명 등 무게감 있는 인사들이 참석할 예정이다. 이들이 어떠한 발언을 할지도 큰 관심사다.
中 언론 '연합훈련 판단' 민감한 반응
북·러정상회담 뒤 열려 국제적 주목
인천시는 인천상륙작전 재연 행사가 군사훈련이 아닌 안보와 평화를 위한 행사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유정복 인천시장은 지난 11일 기자회견에서 "한미 연합훈련은 한반도에서 유사시 군사적 대응을 하기 위한 군 작전 훈련"이라며 "역사적 의미를 재조명해 안보와 평화를 지키기 위한 인천상륙작전 재연 행사는 (연합훈련과는) 전혀 성격이 다르다"고 했다.
인천시는 인천상륙작전 행사에 대한 중국 쪽 민감한 반응과는 별개로 오는 19일 송도컨벤시아에서 주한 중국대사관과 공동으로 '2023 인차이나포럼 국제콘퍼런스' 행사를 개최하는 등 중국과의 관계 강화에도 힘쓰고 있다.
인천은 한국의 중국 무역 거점으로, 경제적으로도 중국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이기 때문이다. 인차이나포럼 국제콘퍼런스에는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 참석이 예정돼 있기도 하다.
/박경호기자 pkhh@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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