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는 올해 초부터 개발제한구역에 대한 해제 가능 총량 확대 또는 대체 지정 방안을 국토교통부에 지속해서 건의하고 있다. 도심의 허파로 기능하는 개발제한구역 해제를 반대하는 목소리 또한 만만치 않은 상황이라 '지역 현안 해결'과 '환경 보전'의 가치 충돌이 예상된다. /경인일보DB |
세 줄 요약
- 인천시, 토론회 등 개발제한구역 제도 개선 팔 걷어
- 환경 보전이라는 제도 취지 무력화 비판 목소리도- 지역 현안 해결 vs 환경 보전… '가치 충돌' 예상
인천시가 군부대 이전 등 현안 사업 추진을 위해 정부에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해제 물량 확보 등 제도 개선 요구를 본격화하고 있다. 도심의 허파로 기능하는 개발제한구역 해제를 반대하는 목소리 또한 만만치 않은 상황이라 '지역 현안 해결'과 '환경 보전'의 가치 충돌이 예상된다.
20일 경인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인천시는 올해 초부터 개발제한구역에 대한 해제 가능 총량 확대 또는 대체 지정 방안을 국토교통부에 지속해서 건의하고 있다.
軍부대 이전·아라뱃길 활성 등 필요
인천시는 지난 19일 인천 지역구 국회의원들과 관련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하는 등 최근 들어 개발제한구역 제도 개선 요구 강도를 높이고 있다. 계양구 귤현동 탄약고(64만㎡) 이전, 경인아라뱃길 주변 지역 활성화, 역세권 개발 등 인천시가 자체 추진할 각종 현안사업 부지가 개발제한구역으로 묶여 있기 때문이다.
환경단체들은 인천시가 추진하는 개발제한구역 해제 총량 확대와 대체 지정이 환경 보전이라는 제도 취지를 무력화하는 정책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개발제한구역 지정은 생태적 가치가 큰 지역을 개발 압력에서 보호하자는 취지이므로, 개발 압력이 높은 땅을 해제하고 '개발할 필요가 없는 땅'을 대체 지정해선 안 된다는 게 환경단체 주장이다.
인천시가 개발제한구역 조정을 본격화할 경우 환경단체들의 반발이 예상된다. 심형진 인천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는 "개발제한구역은 무분별한 도시 팽창을 막자는 취지"라며 "도시가 확장됐으니 개발제한구역을 풀어야 한다는 논리는 인천시가 도시계획 실패를 인정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인천시 전체 개발제한구역 면적은 102㎢다. 이 가운데 정부가 '2020 수도권 광역도시계획' 등을 통해 인천시에 배정한 개발제한구역 해제 가능 총량은 약 9㎢다. 현재 인천시는 개발제한구역 해제 가능 물량을 대부분 소진한 상황이다.
인천시는 경서·가정·서창2지구 등 국민임대주택단지, 인천아시안게임 경기장 5곳 건설 등 국가 정책 사업 추진으로 해제 가능 물량 상당 부분을 썼으며, 자체 개발 가능 물량은 20%에 불과했다고 주장한다. 서울시는 개발제한구역 해제 가능 총량 15㎢ 중 잔여 물량이 2㎢이고, 경기도는 135㎢ 중 40㎢가 남아 있다.
"무분별 팽창은 도시계획 실패 인정"
인천시 관계자는 "개발제한구역 제도에서 인천이 역차별받는 부분을 해소하고, 생활권 단절 해소나 군부대 이전 등 꼭 필요한 사업을 추진하자는 차원에서 제도 개선을 추진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경기도는 현재 남은 해제 가능 물량이 40㎢이지만, 개발이 어려운 한강수계 상수원보호구역 등을 고려하면 남은 물량을 활용하기 어렵다"며 "이런 부분에서 정부가 수도권 개발제한구역을 합리적으로 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경호기자 pkhh@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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