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 최대 엔터테인먼트사인 미국 스피어사가 운영하는 최첨단 복합 공연장 '스피어'(Sphere)의 하남시 건립 가능성이 한층 더 커졌다.
이현재 하남시장은 지난 9월6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폴 웨스트베리 스피어사 총괄 부사장과 최첨단 복합 공연장인 스피어의 하남시 유치를 위해 상호 협력한다는 내용의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이에 따라 양 기관은 공 모양의 최첨단 공연장인 스피어의 하남시 건립을 위해 실무협의체(Working Group)를 구성, 지속적으로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
이번 MOU 체결은 양 기관이 대한민국 최초의 스피어 건립안에 대해 그동안 긴밀하게 협의를 진행한 결과에 따른 성과로 분석된다.
앞서 데이비드 스턴 스피어사 부회장이 지난 5월 하남시를 방문한 이후 6월 영상회의를 개최하는 등 시와 스피어사는 지속적인 논의를 펼쳐왔다. 이번 미국 라스베이거스 방문 역시 스피어사 측의 초청으로 진행된 것으로, 시는 LA 스피어 스튜디오와 한화 약 3조원이 투입된 라스베이거스 스피어의 내외부 시설을 직접 둘러봤다.
"베드타운화 문제 해소 총력" 5만개 일자리 창출 K-스타월드 조성사업 추진
패스트트랙 복안 등 '사회적 공감대' 노력… 하나증권 3조5000억 LOI 받기도
라스베이거스 스피어는 객석 1만7천500석의 살아 움직이는 건축물로, 특별한 안경을 쓰지 않고도 생동감 있는 영상을 볼 수 있는 최첨단 기술로 선명한 해저 화면과 달의 표면까지 다양한 내용을 보여주며 크게 주목받았다.
또한 공연장의 핵심인 사운드와 관련해선 16만7천개의 증폭형 스피커로 어느 위치에서든 동일한 사운드를 제공하고 객석마다 다른 언어로 구현할 수 있는 특수한 음향시스템을 갖췄다.
이 시장이 미국 라스베이거스 출장길에 올라 구체적인 투자유치 성과를 만들어낸 배경에는 K-스타월드 조성사업을 신속하게 완수해 양질의 일자리가 넘쳐나는 자족도시를 건설하겠다는 강력한 의지가 있었다.
하남시민들이 타 지역으로 출퇴근하는 비율은 대표적인 자족도시로 평가받는 화성시(33%)와 비교해 현저하게 높은 60%를 기록하고 있으며, 1인당 지역내총생산(GRDP) 역시 2천671만원으로 경기도 평균(3천652만원)에도 미치지 못할 만큼 베드타운화 문제가 심각한 상태다.

■ 콘텐츠 4대 강국 도약 첨병 역할 기대…하남시, K-스타월드 조성사업 총력
시는 이 같은 베드타운화 문제를 해결하고자 K팝 공연장, 세계적인 영화촬영장, 영상문화복합단지 등이 들어서게 될 K-스타월드 조성사업 추진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K-스타월드 조성사업은 약 5만개의 일자리와 연간 약 3조원의 경제효과 창출이 기대돼 자족도시 건설을 위한 핵심 사업이 될 것으로 평가받는다.
아울러 문화체육관광부가 K-콘텐츠 산업을 국가전략산업으로 삼기 위해 2024년도 콘텐츠 분야 정부 예산안을 올해 대비 약 20%(1천683억원) 증가한 총 1조125억원으로 편성한 점도 주목할 포인트다.
특히 문체부는 확보된 재원으로 K-콘텐츠 기반을 조성하고 대표 장르 육성, 수출 확대를 통해 2027년까지 콘텐츠 4대 강국으로 도약한다는 목표를 세운 만큼 시가 추진하는 K-스타월드 조성사업에도 청신호가 켜질 전망이다.
K-스타월드 조성사업이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이유는 시가 ▲글로벌 한류중심도시 브랜딩을 통한 사회적 관심 제고 및 재무투자 유치를 통한 사업 시행 근거 마련 ▲개발제한구역 등 정부 규제 완화로 사업추진 걸림돌 제거 ▲신속한 사업추진을 위한 중소기업중앙회 상호협력 시스템 구축 등 프로젝트 추진을 위한 단계별 로드맵을 착실히 이행했기 때문이다.

■ 글로벌 한류도시 브랜딩 사회적 관심 제고…하나증권(주) 3조5천억원 재무투자 유치
이 시장은 취임 직후인 지난해 7월 시에서 '중소기업 규제발굴 현장간담회'를 개최한 것을 시작으로 한덕수 국무총리 주재 중소기업중앙회 규제개선 회의 참석(2022년 8월), 국회토론회 개최(2022년 11월) 등을 통해 영상문화복합단지가 하남시에 조성돼야 하는 이유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를 마련했다.
이와 함께 시는 올해 4월부터 버스킹 공연을 권역별로 진행하고, 하남 미사경정공원에서 바비큐비어페스티벌(하남 BBF·5월26일~6월3일) 및 2023 하남뮤직페스티벌 뮤직 인(人) 더 하남(9월9일) 등 대규모 페스티벌을 개최하며 시가 K-컬처의 중심도시로 발돋움할 가능성을 보여주기도 했다.
아울러 올해 1월에는 하나증권(주)로부터 직접투자 2천억원을 포함한 사업비 약 3조5천억원에 대한 금융참여의향서(LOI)를 받으며 K-스타월드 조성사업이 타당성을 갖춘 사업임을 대외적으로 입증하기도 했다.
■ 국토부, 그린벨트 해제 규제 완화…K-스타월드 본격 추진 발판 마련
올해 7월 수질에 대한 환경평가등급 기준을 완화하는 내용이 담긴 '개발제한구역의 조정을 위한 도·시·군 관리계획 변경안 수립지침 개정안'(이하 GB 해제 지침 개정안) 시행을 이끌며, K-스타월드 조성사업의 최대 걸림돌을 제거한 점도 K-스타월드 추진을 위한 로드맵 이행의 대표적인 성과로 꼽힌다.
GB 해제 지침 개정안에는 당초 개발제한구역 환경평가등급 가운데 1~2등급지는 원칙적으로 해제가 불가능했으나 환경평가 항목 중 수질 평가 항목에 대한 기준을 합리화하기 위해 '수질오염원 관리를 위한 대책 수립 시 해제를 허용한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K-스타월드 조성부지인 미사아일랜드(미사섬)를 비롯해 지난해 환경평가등급 상향 조정으로 개발이 무산된 H2 부지(창우동 일원) 등 수질 2등급지에 해당해 개발이 불가능했던 지역들은 개발제한구역 해제를 통해 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

■ 하남시-중기중앙회, 패스트트랙 적용 협력…국토부 장관에 행정절차 간소화 요청
이 시장은 중소기업중앙회(회장·김기문)와 지난 3월 체결한 'K-스타월드 조성 등을 위한 업무협약'을 토대로 K-스타월드 내 글로벌 공연장 유치와 K-컬처 중소기업 배후단지 조성을 위한 전방위적 협력에 나서며 사업추진에 속도를 더하고 있다.
양 기관은 K-스타월드 조성을 위한 ▲사업타당성 평가 ▲개발제한구역 해제 ▲도시개발구역 지정 ▲실시계획 승인 등 행정절차 이행 과정이 3~4년 소요될 것으로 예상돼 이를 단축할 수 있도록 '패스트트랙'을 적용, 이행 기간을 단축한다는 복안이다.
특히 중소기업중앙회는 지난 8월28일 킬러규제 100선을 발표하면서 이 중 '꼭 해결해야 하는 킬러규제 TOP 10'에 K-스타월드 행정절차 패스트트랙 내용을 넣어 건의하면서 K-스타월드 조성사업의 성공 가능성도 한층 더 커졌다.
아울러 이 시장 역시 지난 9월22일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을 만나 스피어의 성공적인 유치를 위해 반복되는 행정절차 간소화를 통해 외자유치 사업이 원활히 추진되도록 협조를 요청하기도 했다.
하남/김종찬기자 chani@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