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오전 인천 승기하수처리장 최종 방류구를 통해 나오는 처리수에서 하얀 거품이 일고 있다. 환경부에 따르면 2020~2022년 승기하수처리장에서 모두 9회의 방류수 수질기준 초과와 1회의 측정기기 운영 미준수가 적발됐으나 이를 개선할 수 있는 현대화 사업은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2023.10.10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
인천의 대표적 환경시설인 승기·가좌하수처리장 두 곳에서 인천 앞바다로 뿌려지는 방류수가 법정 수질 기준치를 매년 초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인천시·인천환경공단 등에 따르면 올해 1~9월 가좌하수처리장에서 모두 6회의 방류수 수질 기준 위반이 환경부에 적발됐다. 승기하수처리장 역시 올해 수질 기준 위반으로 2회의 과태료 부과 처분을 받았다.
가좌, 1~9월 6회 환경부 위반 적발
승기, 과태료 부과 처분 올해만 2회
승기·가좌하수처리장의 방류수 수질 기준 위반은 수년간 반복되는 고질적 환경문제다. 지난 2020년부터 2022년까지 3년간 승기하수처리장에서 모두 9회의 방류수 수질 기준 초과와 1회의 측정기기 운영 미준수가 있었고, 가좌하수처리장에서는 모두 10회의 방류수 수질 기준 위반이 환경부에 적발됐다.
방류수가 수질 기준을 초과하면 횟수에 따라 최대 50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1990년대 운영을 시작한 승기·가좌하수처리장 두 곳 모두 시설 노후화로 인한 방류수 수질기준 초과가 빈번하다. 환경부로부터 최근 3~4년간 부과된 과태료 총액은 1억원을 훌쩍 넘는다.
하수처리장 방류수의 법정 수질 기준은 생물화학적 산소요구량(BOD) 10㎎/L 이하, 총유기탄소량(TOC) 25㎎/L 이하, 부유물질량(SS) 10㎎/L 이하, 총질소(T-N) 20㎎/L 이하, 총인(T-N) 2㎎/L 이하, 총대장균군수 3천개/㎖ 이하다.
환경부로부터 수질 기준 위반이 적발되면 이후 일정 기간의 시정명령 이행 기간이 주어진다. 환경부 적발 건수와 별개로 매일 인천환경공단에 공개되는 수치를 보면 방류수 수질 오염 상황이 심각함을 알 수 있다.10일 오전 인천 승기하수처리장 최종 방류구를 통해 나오는 처리수에서 하얀 거품이 일고 있다. 환경부에 따르면 2020~2022년 승기하수처리장에서 모두 9회의 방류수 수질기준 초과와 1회의 측정기기 운영 미준수가 적발됐으나 이를 개선할 수 있는 현대화 사업은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2023.10.10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수년간 반복돼 고질적 환경 문제로
인천시 "노후화탓… 현대화 추진"
지난달 가좌하수처리장에서 BOD가 기준치를 초과하는 날이 모두 21일에 달했다. 승기하수처리장 역시 같은달 BOD 기준 위반일이 7일이었다. 특히 고농도 폐수 유입이 잦은 가좌하수처리장은 T-N이 기준치의 2배인 40㎎/L를 넘어서는 날도 수두룩했다.
BOD는 물속의 미생물이 유기물을 분해하는 데 필요한 산소량이다. BOD가 10㎎/L을 넘어가면 악취가 나는 더러운 물로 인식된다. T-N은 생활하수나 공장폐수의 유입이 늘수록 높아진다.
BOD와 T-N 수치가 높으면 바다에 미생물이 많아져 부영양화 현상이 발생한다. 녹조류의 번식이 늘어나 바닷물이 썩거나, 유기물로 인한 물속의 산소 부족으로 수중 생물들이 집단 폐사하기도 한다.
이처럼 법정 기준치를 초과한 방류수는 인천 앞바다로 고스란히 흘러가고 있다.
승기하수처리장의 방류수는 송도4교(바이오산업교) 아래 배수구를 통해 람사르습지인 송도갯벌에 뿌려진다. 가좌하수처리장의 방류수 역시 인천교 유수지로 들어가 바다에 유입된다.
인천환경공단 관계자는 "하수처리시설의 사용연수가 20년 정도를 넘어서면 처리효율이 낮아져 방류수의 오염도가 높아진다"며 "수질 기준 초과의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 승기하수처리장의 현대화사업, 가좌하수처리장의 전처리시설 설치 사업 등을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 관련기사 3면(수명 다한 환경시설, 현대화 비용 수천억 불어나고 세월 흐른다)
/조경욱기자 imjay@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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