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선 무시는 기본… 제부도 골칫거리 불법 전동카트

입력 2023-10-10 19:47 수정 2024-02-06 14:38
지면 아이콘 지면 2023-10-11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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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도로 버젓이 나와 불법 운행되는 제부도 전동카트. 2023.10.10 /조수현기자 joeloach@kyeongin.com

징검다리 연휴를 맞은 지난 2일 경기도의 대표 관광지인 화성시 제부도를 찾은 백모(49·오산시)씨는 차를 몰다 깜짝 놀랄 만한 광경을 마주했다. 골프장에서나 볼 법한 전동카트가 왕복 2차로 해안도로의 중앙선을 넘나들며 곡예운전을 하고 있어서였다.

백씨는 "섬과 육지를 이어주는 길이 열리는 때가 얼마 남지 않은 시간에 섬을 나가려는 차량이 차도 위에 줄 지어선 상황이었다"고 당시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카트들이 반대 차선으로 넘어가 질주를 이어갔는데, 차에 번호판도 없고 탑승객이 떨어지지는 않을지 위험천만해 보였다"고 말했다.

보험 가입 안되어 있는 대여 차량
왕복 2차로 해안도로서 곡예운전


제부도에서 차가 아닌 불법 전동카트가 해안도로 위를 집어삼켰다. 주민과 관광객들이 사고 위험에 불안해하며 관련 민원을 지속적으로 제기함에도 화성시와 경찰은 카트 운영을 저지할 뾰족한 해법이 없어 문제를 방치하는 것 아니냐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제부도에 전동카트가 생겨난 건 2년여 전 제부도와 전곡항을 잇는 해상케이블카가 들어서면서다. 차가 없이 섬으로 들어온 관광객들이 제부도를 에워싼 약 5㎞ 거리의 해안도로를 관광하는 데 인기상품으로 주목을 받은 것이다. 취재진이 찾은 지난 6일, 섬 초입에 위치한 A카트 대여 업체는 성업 중이었으며 관광객들이 카트를 빌리기 위해 발길을 이었다. 5인용 카트 기준 시간당 이용요금이 6만원에 달했음에도 가족 단위 관광객들은 이에 개의치 않고 카트를 대여해 나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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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일 찾은 화성시 제부도 해안도로의 한 카트 영업소. 섬을 찾은 관광객들이 이용 가능한 '불법 전동카트'들이 손님을 기다리고 있다. 2023.10.6 /조수현기자 joeloach@kyeongin.com

문제는 이와 같은 전동카트의 차도 위 운행이 불법인데도 관계당국의 방치 속 영업이 이뤄지고 있는 점이다. 자동차관리법상 도로에서 차량 등을 운행하려면 행정시에 자동차등록원부를 신청해 번호판을 받아야 한다.

아울러 등록 차량에 의무적인 책임보험 가입도 되지 않아 만일 사고를 내면 탑승객이 과실 책임을 온전히 뒤집어써야 하는 문제도 있다. 하지만 도로 위를 오가는 카트에는 차량번호판은커녕 안전모 등 탑승객의 안전장치도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모습이었다.



이에 대해 A업체 관계자는 "도로 위 카트 운행이 불법이 아닌 걸로 알고 있다"며 "속도도 시속 25㎞ 이하라 위험성이 적고, 번호판을 달려고 이리저리 알아봤는데 달 수 없다고 들어서 이렇게 운영을 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번호판도 없이 차도위 운행 '아찔'
관계당국, 책임 소재 따지기 급급


상황이 이럼에도 관계당국은 책임 소재 따지기에 급급한 채 소극적 대응을 펼치고 있다. 화성시 관계자는 "작년부터 본격 민원이 제기돼 여러 부처와의 협의를 진행했지만, 시에서 단속할 수 있는 권한이 없다는 결론을 내고 경찰에 협조 요청을 지속해서 하고 있다"고 했다. 현장 단속이 이뤄지느냐는 물음에는 "지난 8월까지 단속반이 나가 불법 운영에 대한 계도 조치 정도 하고 있다"고 답했다.

화성서부경찰서는 지난 8월부터 섬 내 카트 운영 업체 2곳에 카트 불법 운영 등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위반 혐의가 있다고 보고, 이 중 1곳을 검찰로 송치했다.

경찰 관계자는 "차량등록이 되지 않은 전동카트의 경우 차도로 나오면 불법이고, 민원이 이어져 섬에 차량통행이 가능할 때면 상시 단속을 하고 있지만, 인원이 적어 한계가 있다"며 "행정 처분 결과가 나오면 벌금 정도 물 텐데, 시 차원의 적극적인 행정도 필요하지 않나 싶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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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일 찾은 화성시 제부도 해안도로. 화물탑차가 지나가는 도로 사이에 불법 전동카트가 버젓이 지나가고 있다. 2023.10.6 /조수현기자 joeloach@kyeongin.com

/김학석·조수현기자 marskim@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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