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 수매가 척도 이천 '동결'·여주 '인하'… 술렁이는 시장

입력 2023-10-11 19:01 수정 2024-02-13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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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천과 여주가 각각 수매가 동결·인하가 결정되면서 경기지역 농협 수매가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수매된 벼들이 산더미 처럼 쌓여 있는 모습. /경인일보DB

 

벼 수확이 본격화되고 경기도의 쌀 수매 가격 산정이 시작된 가운데, 바로미터가 되는 여주와 이천이 올해도 엇갈린 결정을 했다.

11일 각 지역농협 등에 따르면 이천농협조합운영협의회는 지난달 26일 올해 쌀 수매 가격을 동결하기로 결정했다. 지난해와 동일하게 주력 품종인 알찬미는 40㎏당 8만원으로 정했다. 해들과 진옥, 진광과 히토메보레는 각각 8만2천원, 8만5천원으로 책정했다.

지난해 쌀 가격 하락과 소비 축소 등으로 경기도 각 지역농협마다 적자가 컸던 가운데, 이천도 극심한 적자로 지난해엔 쌀 수매가를 낮춰 잡았다. 올해는 쌀 가격은 상승했지만 소비 축소가 여전해 판매가 부진했고 이 때문에 적자를 면치 못했다. 이에 올해도 지난해처럼 수매 가격을 내릴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신용사업 등 다른 사업으로 적자를 메워 동결에 이를 수 있었다는 게 협의회 설명이다.

이천 품종 알찬미 40kg 당 8만원 결정
여주 진상·영호진미 각각 5·7천원 내려
여주 농민회 "소득 30% 깎일 처지" 토로

반면 여주시농협조합공동사업법인은 올해 쌀 수매 가격을 인하했다. 여주의 경우 지난해엔 수매가를 동결했는데 올해 쌀 판매마저 부진해 적자가 100억원가량에 이를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다. 이 때문에 수매가 인하 결정이 불가피했다는 게 법인 설명이다. 주력 품종인 진상미의 수매 가격을 지난해보다 5천원 내린 8만5천원(40㎏)으로 결정했다. 추청은 7만7천원으로 결정했다. 영호진미의 수매 가격은 8만4천원으로, 7천원 내렸다.



이에 여주지역 벼 재배 농민들은 거세게 항의하는 실정이다. 생산비 등이 크게 오른 상황에서 현재 결정된 수매 가격으론 적자를 면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농민들은 여주시내 지역농협에서 잇따라 결의대회를 여는 등 수매가 재결정 촉구 시위를 진행하고 있다.

벼농사를 짓는 여주농민회 한 관계자는 "지난 8월 수매 가격을 인상하기로 운영위 내에서 협의된 사안을 이사회에서 일방적으로 엎고 가격을 인하했다"며 "농약, 비료, 경유 등 생산비가 어마어마하게 올라 동결을 해도 농민들이 손해를 본다. 현재 인하된 수매 가격으로 결정되면 소득의 30%가 깎일 처지에 놓인다"고 토로했다.

이런 가운데 지난해 수매 가격을 인하했던 신김포농협RPC는 올해는 인상했다. 20㎏ 기준 고시히카리, 추청, 참드림 품종을 각각 5천250원, 4천860원, 3천750원 올린 6만1천140원, 5만1천750원, 4만5천원으로 정했다.

지역마다 제각각 결정이 이뤄지면서 올해 경기지역 쌀 수매 가격 향방에 관심이 쏠린다. 경기도내 한 지역농협 관계자는 "쌀 소비가 줄어드니 지역농협도 어려운 건 마찬가지다. 지켜봐야겠지만 소폭 인하나 동결이 주를 이루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김동한기자 dong@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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