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인천 연수구에서 개인 명의로 1억원 이상 고가 수입차를 구매한 이들이 서울 강남·서초에 이어 전국에서 3번째로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한국수입차협회에 따르면 인천 연수구에서 개인 명의로 1억원 이상 수입차를 구매한 사람은 올해 1~9월 기준 345명으로 나타났다. 이는 서울 강남구(581명), 서초구(404명)에 이어 전국에서 3번째로 많은 수치로, 2019년(55명)과 비교해 6배 넘게 증가했다.
인천 전체로 범위를 넓혀도 개인 명의 구매가 늘었다. 국토교통부 자동차 등록 현황 자료를 보면, 올 1~9월 인천의 수입차 개인 구매 등록 대수는 7천257대로 경기(3만7천799대)와 서울(2만5천820대)에 이어 3번째로 많았다. 지난해의 경우 개인 구매 상위 1~3위 지역이 경기(5만4천613대), 서울(3만6천232대), 부산(1만390대) 순이었고 인천은 7천387대에 그쳤으나, 올해는 9개월 만에 지난해 등록 대수에 근접했다.
인천은 그동안 렌트나 리스 등 법인 명의로 수입차를 사는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은 지역으로 꼽혔다. 이는 수입차 구매 시 등록세·취득세와 함께 내는 공채 매입금의 비율(공채 매입 비율)이 다른 지자체보다 낮았기 때문이다. 공채는 지하철 건설 등 지자체가 지역개발기금을 조성하기 위한 채권으로, 차량을 구매할 때 의무적으로 사야 한다.
345명… 4년전 보다 6배 이상 ↑
송도 대기업 입주 후 구매력 반영
인천은 배기량 2천㏄ 이상 차량의 공채 매입 비율이 구매가의 5%로, 서울(20%)과 경기(12%)보다 낮다. 지난달 국내에서 가장 많이 팔린 수입차인 메르세데스-벤츠 E250 출고 가격은 7천390만원인데, 서울에서 차를 등록하면 공채 매입비가 1천478만원에 달하지만 인천은 369만5천원만 부담하면 된다.
다만 개인 명의로 차를 사면 거주지역에서만 등록할 수 있기 때문에, 렌터카·리스 업체 등 법인 명의로 차를 구매해 공채 매입비 부담을 줄이는 경우가 많다. 법인 명의로 차를 사면 해당 업체의 지점 소재지를 기준으로 차량을 등록할 수 있어 인천에 거주하지 않아도 5%의 공채 매입 비율을 적용받을 수 있다.
그러나 최근 들어 인천 내에서도 개인 명의로 수입차를 구매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 포스코이앤씨 등 대기업이 송도국제도시로 들어오면서, 이곳에서 근무하는 30~40대 남성들의 경제력이 고가 승용차 구매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수입차협회 관계자는 "인천에 등록된 수입차 4대 중 3대가 법인 명의 차량으로 여전히 법인 비율이 높은 편이지만 예전보다는 개인 구매가 늘어나는 추세"라며 "고연봉·고학력 종사자들의 구매력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한달수기자 dal@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