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사기 서명운동 (1)
전세사기·깡통전세 피해자 전국대책위원회가 '제대로 된 전세사기 특별법 개정을 위한 시민 서명캠페인'을 인천 미추홀구 주안역 등에서 진행하고 있다. 2023.10.18 /전세사기·깡통전세 피해자 전국대책위원회 제공

인천 미추홀구 일대에서 수백억원대 전세보증금을 가로챈 속칭 '건축왕' 남모(61)씨의 피해자를 비롯한 전국 피해자들이 전세사기 특별법 개정을 위한 서명 운동에 돌입했다.

전세사기·깡통전세 피해자 전국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는 '제대로 된 전세사기 특별법 개정을 위한 시민 서명캠페인'을 다음 달 말까지 진행한다.

올해 2월28일 인천 미추홀구에서 '정부 대책이 실망스럽고 더는 버티기 힘들다'는 내용의 유서를 남기고 생을 마감한 건축왕의 피해자를 기리기 위해 2만2천800명의 서명을 받기로 했다.

지난 10일 시작된 서명 운동에 약 3천여 명이 참여했다.

'전세사기 피해자 지원 및 주거안정에 관한 특별법'(전세사기 특별법)이 시행된 지 4개월이 지났지만, 정작 피해자들은 전세사기 특별법의 핵심 지원 정책인 금융 지원을 받기 어렵다고 토로한다.

디딤돌·보금자리론·버팀목 '문턱'
새로운 주거지 찾아 이사 어려워
1540가구 피해에 신청 65건 불과


국토교통부는 전세사기 피해자 여부를 결정하는 심사를 최장 75일까지 진행한다.

어렵게 이 심사를 통과한 피해자들은 이어 금융기관의 대출 심사를 통과해야 한다.

피해자가 현재 거주하고 있는 전셋집을 낙찰받거나 신규 주택을 살 경우 이용할 수 있는 디딤돌대출과 특례보금자리론, 버팀목 전세자금 대출(대환대출 포함)은 자격 요건이 까다롭다.

이달 6일에야 버팀목 전세자금 대출 디딤돌 대출의 부부 합산 소득 기준이 7천만원에서 각각 1억3천만원과 8천500만원으로 완화됐을 뿐이다.

특례보금자리론은 피해자의 주택 유형이 '오피스텔'일 경우 준주택으로 구분돼 대출을 받을 수 없다.

건축왕 피해자이자 대책위를 이끌고 있는 안상미 위원장은 "오랜 기간 심사를 거쳐 국토부로부터 전세사기 피해자 결정을 받아도 까다로운 은행 대출 심사가 기다리고 있다"며 "결국 금융 지원을 받지 못하는 피해자가 많을 수밖에 없고, 이 때문에 새로운 주거지를 찾아 이사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라 인천시의 대출 이자 지원, 이사비 지원도 받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토부가 집계한 인천지역 전세사기 피해는 1천540가구(10월9일 기준)에 달한다. 전세사기 피해자 중 해당 예산을 신청한 건수는 65건(승인 64건)에 불과하다.

안 위원장은 "국토부의 피해자 결정을 받으면 추가 심사 없이 금융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법이 개선돼야 한다"며 "특히 '보증금 선 지급 후 구상권 청구' 등 근본적 보증금 회수 방안이 특별법에 포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백효은기자 100@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