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21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오른 '한국의 갯벌'을 확장하는 '2단계 등재'가 핵심 구역인 인천 갯벌은 빠진 채 예비목록에 등록됐다. 한국의 갯벌 2단계 등재가 성공하려면 이번에 빠진 인천 갯벌을 포함해야 하는 상황으로, 공은 인천 지역사회로 넘어갔다.
문화재청은 '한국의 갯벌 2단계'와 '한국전쟁기 피란수도 부산의 유산'이 지난 17일 세계유산 잠정목록에 등록됐다고 20일 밝혔다. 잠정목록은 세계유산 등재의 사전 절차다. 세계유산 등재 기준인 '탁월한 보편적 가치'(Outstanding Universal Value)가 있는 유산을 충분히 연구하고 자료를 축적해 등재 여부를 심사한다는 게 잠정목록 등록 취지다.
예비목록, 전남 무안·고흥·여수로
주민·기초지자체 반대 이유 미포함
현재 세계유산에 등재된 한국의 갯벌 1단계는 충남 서천, 전북 고창, 전남 신안과 보성·순천 등 4개 지역으로 구성됐다. 문화재청은 잠정목록으로 올린 한국의 갯벌 2단계 확장 구역을 전남 무안, 고흥, 여수 갯벌로 구성했다. 한국의 갯벌 2단계 확장 핵심 구역인 인천 갯벌(강화도·영종도·송도국제도시·옹진군 섬)은 포함하지 않았다. 문화재청은 2단계 확장 대상 구역을 계속 추가할 계획이다.
문화재청이 인천 갯벌을 포함하지 않은 이유는 지역 주민과 기초자치단체의 반대다. 문화재청과 인천시는 주민 수용성 확보와 기초단체를 설득하고 있지만, 진전이 없는 상황이다. 세계유산 등재를 신청하기 위해선 최소 1년 전에 잠정목록에 등록돼야 한다.
인천 갯벌 면적은 728.3㎢로 전국 갯벌 면적(2천482㎢)의 29.3%를 차지해 전남(1천53㎢)에 이어 전국에서 두 번째로 넓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는 2021년 7월 한국의 갯벌을 세계유산으로 등재하면서 2025년 제48차 위원회까지 유산 구역을 확장하라고 권고했다. 한국 측이 세계유산위원회 권고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1단계 등재가 취소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2단계 유산 구역 확장이 추가 등재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며 "현재 잠정목록에 등록된 유산 구역만으로도 2단계 등재 추진이 가능할지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경호기자 pkhh@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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