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운 경찰청 사이버테러수사대장이 9월 21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유명 인터넷서점·입시학원 해킹 사건 관련 수사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2023.9.21 /연합뉴스
다양한 종류의 범죄 가운데 사건으로 접수되고도 결국 범인을 못 잡거나 검거 관련 통계에 '불상'으로 남는 경우가 유독 많은 범죄 종류가 있다. 바로 '사기'다. 특히 지속적으로 발달하는 인터넷 기술과 함께 불어난 플랫폼 등을 통해 온라인에서 다양한 사기 범행을 벌이는 '사이버범죄'가 수많은 피해자를 양산하고 있으며 범행 수법도 계속해서 진화하고 있다.
이에 이들을 붙잡고 지능적인 범죄의 여러 혐의를 입증해야 할 경찰의 수사 전문성을 더욱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그럼에도 경찰은 당장 눈앞에 드러나는 '수사인력 부족' 해결에만 치중해 자칫 근본적인 문제를 간과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인터넷 기술 발달·플랫폼 증가 원인
5일 경찰청과 경기남부경찰청 등에 따르면 지난 2022년 한 해 동안 경기 남부지역에서 발생한 모든 지능범죄 7만2천506건 중 '사기'에 해당하는 사건이 5만8천302건으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 이중 '사이버사기'로 고소 또는 고발된 사건은 전체 사기 사건의 절반에 가까운 2만7천68건에 달한다. 인터넷 등 사이버범죄를 통한 건수가 전체 일반사기 사건의 절반에 가까운 셈이다.
사기사건은 상대방을 속여 금전을 편취하는 등 개인 또는 조직적인 이익을 목적으로 이뤄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사건 발생은 물론 사건의 처리기간, 피의자 검거기간이 길어질수록 피해 규모도 불어날 수밖에 없다. 여기에 지속적인 인터넷 기술 발달 등 영향으로 범행 수법이 갈수록 다양해지고 진화한 탓에, 강력·폭력·경제·교통 등 다른 종류의 범죄보다 피의자 검거율은 낮고 사건 처리기간은 긴 실정이다.
실제 같은 기간 경기남부청 전체 발생사건 중 검거율이 95.4%인 강력범죄, 84.6%인 폭력범죄, 89.3%의 풍속범죄, 78.5%의 특별경제범죄에 비해 사기 사건을 포함하는 지능범죄 검거율은 53.7%에 그쳤다. 사건 처리기간도 6개월을 넘긴 건수가 각각 1천976건, 1만4천68건인 강력범죄, 폭력범죄와 달리 지능범죄는 8만9천426건에 달했다.
혐의 입증할 경찰 전문성 강화 요구
이에 보이지 않는 인터넷 공간에서 주로 벌어지며 범죄 피해 규모도 큰 사이버범죄 등 사기 사건을 담당하는 경찰의 전문성을 더욱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도내 한 사이버수사 담당 경찰 관계자는 "보이스피싱 등 다양한 종류만큼이나 사건 건수도 많은 사이버범죄 수사는 총책이 해외에 소재하고, 피해금도 여러 차례 대포통장을 통해 자금이 세탁되는 사례가 많아 수사가 쉽지 않은 부분은 있다"며 "부족한 인력도 문제지만 전문성을 높일 방안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 관련기사 3면([경인 WIDE] 사기사건 '사이버범죄' 수사 전문성 높여야)
/김준석기자 joonsk@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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