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110601000223800010061

"지방 소도시가 소멸위기에서 벗어나려면 지금이라도 흥미 있는 역사문화 아이템을 발굴해 고장의 역사적 정체성을 세우는 일에 팔을 걷어붙여야 합니다."

 

지방 소도시 소멸위기 벗어나려면
흥미있는 역사문화 아이템 발굴해
내고장 정체성 확립 팔 걷어붙여야


유호명 경동대학교 대외협력실장은 의정부에서 2년째 이 일을 해오고 있다. 현재 의정부문화원에서 그가 운영 중인 '걸으면서 음미하는 마을 이야기(이하 걸음마)' 강좌는 30대부터 70대까지 다양한 연령층이 수강하고 있다.

유 실장은 '의정부 토박이'로, 태어나 지금까지 고향을 벗어나 산 적이 없을 정도로 애향심이 남다르다. 서울 서소문에 있는 직장도 퇴직할 때까지 근 30년을 통근했다고 한다.

그런 그가 의정부의 역사에 관심을 두게 된 건 퇴직 후 대학에 재취업하며 취미생활로 역사공부를 시작하면서다. 이후 역사 공부에 깊게 빠져들며 향토사에 관한 글을 간간이 써오다 의정부문화원에 기회가 생겨 향토사 강좌를 열게 됐다.

그는 "지금은 온라인에서 조선왕조실록이나 승정원일기뿐 아니라 장서각 기록유산 DB(데이터베이스), 한국고전 종합 DB 등 많은 자료가 원문과 번역문으로 제공돼 그간 학자들의 관심에서 소외됐던 향토사가 계속 발굴되면서 오류나 미진한 부분을 채워 넣을 여건이 마련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서 "이를테면 중랑천의 '중랑'은 본래 '중량'이라 불렸는데 그것도 개울이 아니라, 지금의 중랑구에 있던 나루터 이름"이라며 "의정부를 흐르는 중랑천의 옛 이름 '두험천'은 불과 100년 전만 해도 경기 북부에서 일상적으로 부르던 이름으로 이 이름을 되찾는 것은 지방자치시대에 매우 상징적 의미를 지닐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10월 초 걸음마 수강생 30여 명과 함께 의정부시 호원동 일대를 탐방했다. 그곳에서 인근 지명인 '전좌(殿座) 마을'에 얽힌 두어 가지 추론으로 태조 이성계와 의정부의 연관성을 설명하며 수강생들의 흥미를 자극했다. 수강생들은 유 실장의 흥미진진한 강의에 이끌려 저마다 사료를 뒤져가며 향토사 공부에 빠져들고 있다.

유 실장은 "현재 경기도만 하더라도 인구소멸 위기를 맞은 도시가 한두 곳이 아니며 그 원인 중 하나는 주민들의 자기 고장 외면"이라며 "특히 의정부와 같은 위성도시에서 지역사회 애착과 자긍심 부양이 필요하며 지역사 연구와 확산, 적절한 스토리텔링은 이런 면에서 무척 유용하다"고 말했다.

양주/최재훈기자 cjh@kyeongin.com

202311060100022380001006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