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지자체 '서울 편입' 논란

'인천 북부 소외론' 배경은 "교통난에 생활 인프라 부족"

불균형 발전이 근본 원인
입력 2023-11-12 20:19 수정 2023-11-12 20:25
지면 아이콘 지면 2023-11-13 3면

정부 여당의 경기도 김포발(發) 행정구역 개편 추진으로 대두된 '인천 북부 소외론'은 도시의 중장기 개발계획이 경제자유구역과 남동구 등 남부권으로 치중돼 왔다는 문제의식에서 시작됐다. 인천시는 북부권 종합발전계획을 수립하는 일에만 5년 이상의 시간을 허비했다.

김포시의 서울 편입 논란이 인천 북부지역의 '이탈'로 이어질 가능성은 현실적으로 없다. 하지만 이를 계기로 교통망 확충 등 인프라 구축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그에 따른 인천시와 정치권의 근본적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 더딘 북부권 종합발전


[하이앵글 시즌Ⅱ 물위를 걷다]인천 청라호수공원
사진은 청라국제도시에 위치한 호수공원의 모습. /경인일보DB

인천시가 북부권 지역의 종합 발전을 처음 언급한 시기는 2018년 3월 무렵이다. 북부권 지역인 계양구·서구는 지리적으로 인천에 위치하지만, 주민 생활권 대부분이 김포시와 서울시에 치중돼 있다. 특히 서구 북부지역은 청라국제도시(경제자유구역)에 비해 교통과 생활 인프라 개발 등에서 소외됐다. 김포를 지나야 인천 도심으로 나올 수 있는 강화군 역시 소외감을 느끼는 건 마찬가지다.



인천시는 수도권쓰레기매립지 주변을 중심으로 한 서북부 지역과 계양테크노밸리에 포함되지 못한 상야지구, 계양역세권 등 동북부 지역을 개발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이후 민선 7기 인천시는 2019년 '북부권 종합발전계획 수립 용역'에 착수했다.

하지만 민간 개발이 이뤄지고 있는 오류·왕길동 일대 북부권 완충녹지 지정을 놓고 재산권 피해를 받는 지역 주민과 갈등을 빚었고, 지난해 3월 용역이 중단됐다.


이달중 '북부 종합발전 계획' 윤곽
민선 7기때 시작… 주민 갈등 '중단'


지난해 7월 출범한 민선 8기 인천시는 과거 추진했던 북부권 종합발전계획의 재추진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유정복 인천시장은 지난해 11월 직접 서구청을 방문해 인천 북부권 발전계획을 발표했다. 수도권매립지를 활용한 개발계획과 교통 개선 방안, 생활사회기반시설(SOC) 확대 등이 북부권 종합발전계획 주요 내용이다. 2018년 발표했던 계획의 '확장판' 개념이다.

북부권 종합발전계획이 언급된 2018년부터 현재까지 이뤄진 것은 결국 밑그림 그리기뿐이다. 인천시 관계자는 "북부권 종합발전계획 수립 용역을 지난달 준공했다. 최종 마무리 작업을 거쳐 이달 중 공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조속한 인프라 구축이 관건


국민의힘의 당론 채택으로 시작된 '김포 서울시 편입' 논란은 인천 북부권의 소외론으로 귀결된다.

경기 김포시와 인천 서구·계양구 모두 서울 출퇴근 교통난과 생활 인프라 부족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생활권이 서울시에 가까운 김포시가 경기도의 경기 남·북도 분리에 반발한 것처럼, 인천 내부에선 서구·계양구 주민들이 느끼는 소외감이 갈수록 커질 수 있다.

서울 5호선 검단 경유와 9호선의 공항철도 직결 문제가 대표적이다. 5호선이 지나는 검단 지역 정차역을 두고 인천시와 김포시의 대립이 지속되는 사이 '서울시 편입'을 주제로 세간의 이목이 김포시에 집중됐다. 9호선 직결 노선도 운영비 분담을 두고 인천시와 서울시의 입장이 달라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김포시, 서울 편입땐 가장 큰 피해"
지역선 5호선·9호선 직결 등 촉각

인천 북부권 지역 다수의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커뮤니티의 게시글을 살펴보면 '선거철이 되니 또 시작이다' '정치적으로 이용당하다가 또 미뤄진다' '차라리 검단도 서울에 편입해 이권을 차지하자' '김포시 편입의 가장 큰 피해자는 인천 북부권이다' 등 정치적 불신과 불안감으로 여론이 혼란스러운 상황이다.

김포시가 서울 편입을 추진하자 인근 강화군 주민들 사이에서도 "우리도 서울로 가야 한다" "경기도에 속했을 때가 좋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김송원 인천경실련 사무처장은 "선거가 다가오는 4년마다 반복적으로 같은 공약이 나온다. 해결 능력은 없고 정치에 활용만 한다는 얘기"라며 "철도망 등의 대책은 선거를 앞두고 공론화할 문제가 아니라 평상시 협의해야 한다. 내년 총선에서 정치권의 공약 이행 여부에 대한 평가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조경욱기자 imjay@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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